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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브라질은 예능 시청률 전쟁터?


입력 2014.01.24 09:53 수정 2014.01.29 09:17        민교동 객원기자

공중파 3사 예능 앞다퉈 스타MC 출격

거액의 제작비 속 선의의 경쟁이 관건

2월7일 개막하는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에는 KBS2 ‘우리동네 예체능’, MBC ‘일밤-진짜 사나이’,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 등의 프로그램 제작진과 출연진이 소치를 찾는다. ⓒ SBS MBC

이번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연예인이 참가(?)한다. 강호동, 존박, 박성호, 줄리엔강, 이경규, 김제동, 성유리, 김수로, 서경석 등 이 소치를 찾을 예정인데 한국 방송가를 대표하는 예능인들이 대거 소치를 찾는다.

그렇다고 문제가 됐던 베이징 올림픽 연예인 응원단처럼 누군가에 의해 조직된 연예인 참가는 아니다. 참고로 베이징 올림픽 당시엔 강병규가 응원단을 조직했었고 이후 경비 문제 등으로 뒷말이 무성했었다. 이번엔 모두 각자의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소치로 떠나는 것.

2월7일 개막하는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에는 KBS2 ‘우리동네 예체능’, MBC ‘일밤-진짜 사나이’,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 등의 프로그램 제작진과 출연진이 소치를 찾는다.

우선 ‘체육’을 주요 콘셉트로 한 ‘우리동네 예체능’은 강호동, 존박, 박성호, 줄리엔 강 등을 소치로 보낸다. 그것도 KBS 스포츠 중계팀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2월 9일 출국해 14일 귀국 예정이다.

또한 SBS ‘힐링캠프’의 이경규, 김제동, 성유리 등 MC들이 소치를 찾는다. 이미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방문한 바 있는 ‘힐링캠프’ 제작진은 이번에도 당시와 비슷한 콘셉트로 녹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MBC ‘진짜 사나이’의 멤버 김수로와 서경석은 소치 동계올림픽 특집 프로그램에서 인터뷰 진행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우리동네 예체능’과 마찬가지로 ‘진짜 사나이’ 출연 연예인들은 해당 프로그램 녹화는 물론이고 자사 스포츠국과 협조해 스포츠 중계 등 스포츠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할 예정이다.

이런 분위기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가장 먼저 브라질 행을 선언한 프로그램은 MBC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 역시 프로그램 녹화를 위한 브라질 행이기도 하지만 응원이 더 큰 목적이다.

이미 ‘무한도전’은 응원단 특집 코너를 통해 응원 실력을 갈고 닦은 바 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직접 찾는 ‘무한도전’ 팀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에서 직접 응원전을 주도할 예정이다. 당시 방송에선 특정 대학 응원단의 일원으로 응원을 갈고 닦은 ‘무한도전’ 멤버들이 이번에는 붉은 악마가 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할 예정이다.

이미 ‘무한도전’ 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도 참가한 바 있다. 당시에는 핸드볼 및 체조 경기 중계에 멤버들이 직접 참여해 화제가 됐었다.

또한 ‘우리동네 예체능’ 팀도 브라질행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제목부터 체육이 들어간 프로그램의 특성 때문에 브라질 행에 대해서도 논의가 불가피한 입장이기도 하다. 소치 동계올림픽 방송의 성과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어 현재 상황에선 다양한 방향의 프로그램을 구상하며 논의 중이다.

월드컵을 대표하는 예능인인 이경규가 MC로 있는 ‘힐링캠프’ 역시 브라질에 갈 가능성이 있지만 프로그램의 특징이 오히려 한계다. ‘힐링캠프’의 브라질 현지 녹화가 가능하려면 대표팀 선수나 홍명보 감독 등의 게스트 출연이 확정돼야 한다. 그렇지만 경기 일정이 숨 가쁘게 진행되는 월드컵의 특성상 대회 도중 선수 및 감독의 출연이 쉽지 않다.

런던 올림픽의 경우 올림픽은 계속되고 있지만 이미 경기가 끝난 종목 선수들은 출연이 가능해 게스트 섭외가 가능했지만 월드컵은 축구 단일 종목이라 이런 방식도 불가능하다.

다만 기존 콘셉트를 조금 바꾸면 브라질 현지 방송도 가능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선수나 감독 대신 국가대표 미드필더 기성용 선수의 부인인 한혜진이 게스트로 출연하고 MC들이 경기가 열리는 브라질 현지 경기장을 찾은 분위기 등을 더해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할 수 있는 것. 한혜진은 결혼 전까지 ‘힐링캠프’ MC를 했던 터라 이런 형태의 방송이 가능할 수 있다.

참고로 기성용 한혜진 부부가 결혼에 이르는 과정에선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힐링캠프’가 런던 현지를 찾아 기성용 선수와의 인터뷰를 가졌던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청자들 입장에선 예능 프로그램이 이런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현지를 찾아 특집 방송을 제작하는 게 반가운 일이다. 그만큼 시청률도 좋게 나오는 편이다. 엄청난 제작비가 드는 데다 출연 연예인의 스케줄을 조율하는 등 어려움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방송국들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소치와 브라질 등 현지로 보내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비인기 종목 경기 중계에 인기 연예인들이 참여할 경우 시청률 상승에 기여할 수도 있다. 이는 단순히 해당 방송사의 시청률 상승 뿐 아니라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해당 종목 선수들에 대한 더 많은 응원을 유도할 수도 있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 핸드볼과 체조 경기 등의 중계에 직접 참가했던 ‘무한도전’ 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 역시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이 확연하게 비교되는 터라 연예인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무한도전’의 소치 행 불발은 두고두고 아쉽다. ‘무한도전’의 경우 비인기 동계 스포츠 종목인 봅슬레이에 멤버들이 직접 도전했던 경험이 있다. 이들이 소치를 찾아 봅슬레이 등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응원하는 방송이 기대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멤버 강호동, 존박, 박성호, 줄리엔 강 등과 ‘진짜 사나이’의 멤버 김수로와 서경석 등 해당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스포츠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할 예정인 이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중요한 부분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력을 저하하지 않는 선에서 방송 녹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부분이다. 무리한 인터뷰 진행을 피하는 것은 기본이며, 이벤트 성으로 짧은 만남 등을 시도하는 것 역시 예능 프로그램의 재미를 배가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해당 선수의 리듬을 깨 컨디션을 저하할 수도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

물론 제작진과 MC들 역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충분한 논의와 준비를 하고 소치와 브라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은 기존 대회들과 달리 3개나 되는 예능 프로그램이 소치를 직접 찾게 돼 보디 차열한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분위기는 브라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칫 경쟁이 과열될 경우 예능 프로그램의 국제 스포츠 이벤트 참가에 대한 지적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시청률 경쟁으로 인해 김연아 이상화 등 현지 촬영 예능 프로그램이 스타플레이어에 집중될 경우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 반면 비인기 종목이지만 최선을 다해 소치 동계올림픽을 준비 해온 선수들로 프로그램의 영역을 확대할 경우 의미 있는 경쟁이 될 수 있다.

‘우리동네 예체능’과 ‘진짜 사나이’ ‘힐링캠프’ 등은 모두 인기 선수가 아닌 비인기 종목 선수들이 출연해도 충분히 다양한 화제를 양산할 수 있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들이 소치 현장에서 경쟁하듯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집중 조명할 경우 비인기 동계 스포츠 종목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 역시 급증할 수 있으며 이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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