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이 상대 여배우와의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이며 함께 호흡하고 싶은 스타로 급부상했다. ⓒ MBC
"네 가슴은 치부가 아니야. 아무리 작아도 화상자국 있어도 여자 가슴, 아름답고 설레. 치부가 되는 여자 가슴은 세상에 없어."
MBC 월화드라마 '미스코리아'에서 김형준(이선균)은 미스코리아 출전을 위해 가슴 수술을 하겠다는 오지영(이연희)에게 이 같이 말했다. 형준의 이 한마디는 작은 가슴 콤플렉스를 가졌던 지영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줬다. 그냥 막 던지는 위로가 아니라 한 여자를 소중하게 생각한 형준의 진심이 담긴 명대사라는 시청 소감이 줄을 이었다.
'미스코리아'에서 이선균이 맡은 형준은 비비화장품 사장이다. 명문대를 졸업한 뒤 대기업을 다니다 화장품 회사를 차린 그는 지금 절박하다. IMF 위기 탓에 회사가 망할 위기에 처하자 고교 동창생 이윤(이기우)을 찾아가 돈 봉투를 찔러주며 투자를 부탁하는가 하면 빚을 갚지 못해 사채업자들에게 두들겨 맞으며 협박을 당하기도 했다. 바닥까지 내려앉은 비굴하고 안쓰러운 캐릭터다. 차림새 또한 누추하다. 후줄근한 트렌치 코트만 고집한다. 그럼에도 형준이 돋보이는 건 한 여자를 향한 '순정' 덕분이다.
회사를 살리려 10년 만에 고교 시절 첫사랑인 지영을 찾은 형준. 엘리베이터걸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텨내며 살고 있는 지영에게 형준은 그저 속물일 뿐이다. 빚더미에 허덕이는 형준에게는 '지영이 꼭 미스코리아가 돼서 투자를 받아내야 한다'는 목표만 보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국 의기투합해 미스코리아 본선 대회에 진출했다.
'미스코리아'에서 형준은 지영이 흔들릴 때마다 으레 "네가 제일 예뻐"라며 용기를 북돋아준다. 또한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세상 사람들이 모두 사랑할 수 있도록 꼭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형준의 말 덕분일까. 하는 작품마다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이연희는 이 드라마를 통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등을 돌렸던 대중도 조금은 이연희를 '예뻐'하기 시작했다. 상대 배우를 돋보이게 만드는 이선균의 연기는 이전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MBC '커피프린스 1호점'(2007)에서 이선균은 채정안과 환상의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당시 성공적인 안방극장 복귀식을 치른 채정안은 "2년이라는 공백과 개인적 아픔으로 복귀작을 정하는데 부담이 컸는데 이선균 선배 덕분에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며 이선균을 '리액션을 유발시키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이선균은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반복하는 연인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MBC '파스타'(2010)에서는 배우 공효진을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만들었다. 이선균은 이 드라마에서 까칠한 쉐프 최현욱으로 분해 일과 사랑을 모두 잘 '요리'하는 연기를 했다. "내 주방에 여자는 없어"라고 외치던 현욱은 유경(공효진)과의 열애가 발칵되자 "서유경이 나를 좋아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서유경을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고백하며 사랑을 지켜냈다.
이선균은 어쩌면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일 수 있는 캐릭터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이 덕분에 공효진의 사랑스러운 매력은 극대화됐고, 드라마 종영 후 공효진은 '공블리'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대중에게 편안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미스코리아'에서 형준은 본선 무대에 오르기 전 지영에게 "지영아 떨리면 나만 봐. 회사, 비비크림 생각하지말고 너한테만 집중해. 잘 할 거야"라고 했다. 이후 회사의 부도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사채업자들에게 얻어맞아 만신창이가 됐다. 얼마 뒤 본선 무대에 홀로 오른 지영은 진에 당선됐고 형준은 거리 TV 앞에서 이 사실을 확인했다.
결국 형준은 목숨을 걸고 지영의 꿈을 이루게 해줬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다짐이 현실이 된 셈이다. 엔딩 장면에서는 지영이 환하게 웃는 모습과 형준의 상처투성이 얼굴이 대비됐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한 채 웃는 이선균의 표정은 또 하나의 로맨티스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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