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새누리 "감동" 민주 "호흡" 안철수 "신당"


입력 2014.02.09 10:17 수정 2014.02.09 10:24        조소영 기자

각당 지방선거 홍보전략 새 '대선 감동' 민 '영상' 안 '당 자체'

새누리당, 민주당, 안철수 신당이 6월 지방선거라는 ‘전쟁’을 앞두고 전략 경쟁과 함께 홍보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략과 홍보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면서도 그 역할이 미묘하게 다르다. 전략이 선거판의 전체 틀을 짜는 것이라면 홍보는 그 틀을 세부적으로 정리해 유권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을 찾는다. 전략이 ‘숲’이라면 홍보는 ‘나무’인 셈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이미 2012년 4월 총선과 2013년 대선 당시 ‘파격적 혁신’과 ‘감성 건드리기’에 중점을 둔 홍보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이번 지방선거 홍보 전략 또한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당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을 활용할 방침이다.

새누리, 총·대선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새누리당은 지난 6일 1차 지방선거 전략회의를 갖고 홍보 전략을 논의했다. 홍문종 사무총장과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 박창식 홍보기획부본부장, 류지영 당 중앙여성위원장, 이재영 청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홍보 전략 주제로 ‘2012년 개혁을 넘어서는 혁신’과 ‘진정성 있는 감동’을 전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 부본부장은 “2012년 당시 당명과 당색을 바꿨던 것 이상의 새로움을 보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에는 외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내관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대선 당시 발표됐던 민생 공약들을 짤막한 문구로 만들거나 영상화하는 시각화 작업을 거쳐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박 부본부장은 “국민이 새누리당을 보고 진심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해야 한다”며 “감동 있는 영상메시지를 만드는 것 등 다양한 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당 홍보를 맡고 있는 박 부본부장은 영상에 있어 일가견이 있다. 그는 MBC드라마제작국 프로듀서, 김종학 프로덕션 대표이사 등을 거친 영상 분야에 있어서는 일인자다. 2012년 새누리당 소속 19대 국회의원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직후 당 부본부장을 맡아 당의 전반적 홍보를 책임졌고, 대선 당시 박근혜 대선 후보의 선대위 미디어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공석인 홍보기획본부장 자리에는 외부 홍보전문가를 영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 박 부본부장은 “새로운 카피, 발랄한 아이디어를 가진 외부 전문가를 찾는 중”이라고 전했다. 새누리당은 과거에도 외부 홍보전문가들을 영입해 홍보 전략을 극대화시킨 바 있다.

2012년 당시 한나라당은 4.11총선을 3개월 앞둔 1월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광고 문구로 대표되는 조동원 카피라이터를 영입해 당명을 한나라당에서 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파란색이었던 당색을 빨간색으로 바꾸는 등 대대적 혁신을 가했다. 총선 대패(大敗) 위기였던 새누리당은 이같은 변화의 바람에 힘입어 총선 승리를 거머쥐었다.

사진 왼쪽부터 새누리당, 민주당, 새정치추진위원회 홈페이지 화면 캡처.

민주당이 보는 '선거와 영화'의 닮은 점은?

지난해 대선에서도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공식포스터 등을 만들며 명성을 떨친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장 겸 조형대학장인 변추석 교수가 영입됐었다. 그는 박 후보의 이름에서 초성만을 딴 ‘ㅂㄱㅎ’라는 독특한 PI와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슬로건을 만들어 박 후보의 당선에 한몫을 했다.

새누리당과 안철수 신당의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민주당은 설부터 ‘이미지 쇄신’을 위한 홍보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딱딱하고 투쟁적인 이미지를 완화시키는 한편 당의 타깃층에서 벗어나있던 중·장년층을 끌어안자는 계획을 세운 뒤 세부적 홍보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김한길 당대표와 그의 아내인 탤런트 최명길 씨의 설맞이 홍보 영상 및 메이킹 필름을 공개하고 두 사람이 전국적 세배투어를 다니는 것, 정부 조직에 노인복지처 설치를 추진하는 것과 여야정 등이 참여하는 통일시대준비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는 것 등 모든 것이 홍보 전략이다.

아울러 민주당도 본격적인 선거전을 맞이하기 전 ‘홍보전문가 집단’을 꾸릴 예정이다. 특히 영화 부문 전문가들을 적극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선거와 영화판의 홍보 호흡이 비슷하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의 홍보 수장을 맡고 있는 박용진 홍보위원장은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되 영화 쪽 인사들을 많이 만나려고 한다”며 선거와 영화가 최단기간 집중적 홍보를 통해 성과를 내는 점이 닮았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도 새누리당처럼 광고 쪽에 초점을 맞춘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바 있다. 다만 ‘성과(당선)’로 귀결되지는 못했다.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 캠프에는 ‘초코파이 정(情)’ 등의 광고 문구를 만든 최창희 더 일레븐스 대표가 홍보고문으로 영입됐다. 그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만들어 문 후보를 알렸다. 4.11총선 때는 부산 사상구 후보로 나섰던 문 후보를 위해 ‘노무현 카피라이터’로 알려진 정철 씨가 나서기도 했다. 정 씨는 문 후보의 대선 홍보에서도 힘을 보탰다.

안철수 신당의 홍보 전략? 당 '자체'

양당의 홍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방선거의 변수’로 칭해지는 안철수 신당(가칭 새정치신당)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양당과의 차별성을 줄곧 강조해오고 있는 만큼 특별한 홍보 전략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기대감을 안은 안철수 신당의 홍보 전략은 ‘신당, 그 자체’다. 신당을 만드는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는 것을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안철수 신당 측 표철수 공보단장은 “당명과 당색을 정하는 것과 그 이유 등 신당 자체가 홍보”라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은 오는 11일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개혁, 대선 결선투표 도입, 다당제 정착을 위한 제도 개편 등의 정치혁신 내용을 담은 ‘새정치플랜’을 발표하고 17일에는 창당 발기인 대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여기에는 현실적 고민도 반영됐다. 오는 3월 신당 창당을 앞둔 데다 인재 영입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방선거 홍보 전략을 짤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 표 단장은 “(창당을 앞둔) 우리 입장에서는 선거를 앞둔 홍보 전략까지 얘기하기에는 좀 이르다”면서 “우선 ‘새정치’라는 큰 흐름을 강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 효과가 꺼지는 3~4월쯤에는 ‘홍보 전략 2막’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안철수 신당은 이때 현장 홍보만큼 온라인상에서의 움직임을 활발히 할 것으로 보인다. 표 단장은 “기존 정당들의 (홍보 전략인) ‘고비용저효율’이 아닌 ‘저비용고효율’을 위해 사이버정당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에 걸맞은 갖가지 콘텐츠를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조소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