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이케아 국내 진출, 가구업계 보호냐 소비 효율성이냐
가구업계 고사위기 아우성 이전에 소비자 만족 높이기 위한 노력 필요
올해 말 세계 최대 가구업체인 이케아가 국내 시장에 들어온다는 소식으로 관련 업계가 초비상이다.
이케아는 독특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는 만큼 국내 가구 업체들, 특히 중소기업들의 비브랜드 가구 업체들의 타격은 불 보듯 뻔해 보인다.
이들은 벌써부터 이케아를 저지하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서는가 하면 골목상권 침해를 논하기도 한다.
반면 이케아가 한국에 들어온 이후 가구나 인테리어를 바꾸려고 기다리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는 말도 들린다.
실제 인터넷으로 조금만 검색해 봐도 이케아를 구매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케아가 어느새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케아의 한국시장 진출은 그것이 병행수입이 아니라는 점과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제품을 직접 보며 살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왜 소비자들은 우리나라 가구 업계가 이케아 진출로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데도 그렇게 환호하며 기다릴까.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가구업계가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냈는지, 또 그들의 불만에 얼마나 귀를 기울였는지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케아 관련 기사들에 달리는 네티즌들의 글들은 하나같이 가구업체들의 폭리와 저질 제품 판매 및 불만들이다.
네티즌들은 "이케아 한국 진출로 싸고 좋은 품질의 가구를 살 수 있어서 오히려 좋다", "이케아 들어오는거 막지 말고 공평하게 경쟁해서 소비자들이 합리적이고 납득 가능한 소비를 할 수 있게 해 달라",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케아를 공룡이다 뭐다하며 약자 취급받으려 말고 작은 것부터 혁신해서 경쟁력을 높여라", "가구업체들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절대 다수의 소비자들이 효율적 소비를 할 기회를 박탈당해서는 안된다" 등 다양한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네티즌들의 말이 전체 소비자들의 의견을 나타내는 건 아니지만, 왜 우리나라 가구 업체들은 이케아 진출로 인해 피해를 받을 게 뻔 한데도 소비자들의 동정하나 받지 못할까 생각하면 씁쓸해진다.
한샘은 지난해 가구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68%나 올라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리바트 역시 영업이익이 300%나 증가하는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 업체 중 어떤 곳도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느니, 사회공헌을 많이 한다느니, 판매 가격을 낮췄다(세일과 가격인하는 다름)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지금이라도 가구업계는 이케아의 한국 진출로 스스로를 약자 취급하고 보호받아야할 산업으로 몰고 가기 이전에,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더욱 분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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