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이대호에 안타 내주고도 웃은 이유
일본 진출 후 첫 맞대결서 안타 친 이대호 승
오승환 무사 1,2루 위기 막아내며 시즌 12세이브
동갑내기 이대호(32·소프트뱅크)와 오승환(32·한신)이 일본 진출 후 첫 맞대결을 펼쳤다.
오승환은 24일 야후 오크 돔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의 교류전에서 4-3으로 앞선 9회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켰다. 시즌 12번째 세이브를 달성한 오승환은 이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가장 큰 관심사는 오승환과 이대호의 맞대결이었다. 특히 오승환은 삼성 시절 ‘끝판 대장’으로 불릴 정도로 리그를 지배한 마무리 투수였지만 롯데 시절 이대호에게 25타수 8안타(3홈런)를 내줄 정도로 약한 모습이었다.
8회 소프트뱅크의 공격이 2번 타자에서 끝나며 자연스레 맞대결이 성사됐다. 오승환은 첫 타자 하세가와 유야에게 안타를 내줘 무사 1루 상황에서 이대호를 맞았다.
일본 진출 후 직구 위주의 피칭을 선보이던 오승환은 이대호를 잔뜩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평소 잘 던지지 않던 컷패스트 위주의 투구를 펼쳤고, 철저한 바깥쪽 승부로 이대호를 유인했다.
하지만 여기에 속을 이대호가 아니었다. 이대호는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자 주저 없이 배트를 휘둘렀고, 그대로 좌익수 앞 안타로 이어졌다. 두 선수의 맞대결에서 이대호가 이겼지만 오히려 웃은 쪽은 오승환이었다.
오승환은 이어진 무사 1,2루 위기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고, 세이브 부문 단독 1위라는 영광까지 함께 안았다.
경기 후 오승환은 "어려운 세이브였다"며 땀을 닦은 뒤 "장타를 조심했고, 대호도 장타를 의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를 내준 장면에 대해서는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공이 몰렸다"면서 "맞대결 결과가 아쉬웠지만 팀 승리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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