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호날두 '라 데시마' 이끈 프로페셔널…김연아 연상
라이벌에 대한 동반자적 의식과 매 게임 즐기겠다는 마인드 컨트롤
천재급 지능에도 끊임없는 훈련으로 기량 갈고 닦아
레알 마드리드를 챔피언스리그 통산 10회 우승(라 데시마)으로 이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는 프로페셔널하다.
호날두를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가 25일(한국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극적인 4-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레알은 지난 2001-02시즌 이후 12년 만에 통산 10번째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호날두는 이날 PK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2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도 등극했다.
모국에서 ‘빅이어’를 들어 올린 호날두는 여전히 천진난만했다. '즐기는 자는 경지에 오른다'는 말이 있다. 올 시즌 호날두가 그랬다. 매 게임 즐겼다. 피로누적으로 다리에 쥐가 나도 그라운드에 누워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호날두가 공을 쫓는 게 아니라, 마치 공이 호날두에게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의 놀라운 활약이었다. 그런 활약을 바탕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메시와 코스타를 제치고 득점왕을 차지했다.
호날두는 근면 성실하고 프로페셔널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부터 그랬다. 박지성과 함께 훈련장에 가장 일찍 출근해 가장 늦게 돌아갔다. 조각 같은 전신 근육은 대지를 숱하게 적신 땀의 결실이다.
‘맞수’에 대한 철학도 분명하다. 매년 FIFA 발롱도르를 놓고 경쟁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 대해 “적대적 관계가 아닌 축구 동반자다”며 “라이벌은 내 자신이다. 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자가 인생의 승자”라고 역설한 바 있다.
'피겨퀸' 김연아의 철학과도 맞닿아있다. 김연아 또한 선수생활 내내 아사다 마오에 대해 “우리는 적이 아닌 피겨 동반자”라고 말했다.
호날두와 김연아는 소속팀과 자기 분야에 충실하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호날두는 지난 2006독일월드컵 잉글랜드-포르투갈 8강전에서 웨인 루니의 퇴장을 유도한 바 있다. 당시 루니는 포르투갈 카르발류 사타구니를 짓밟았다. 이 광경을 본 호날두가 심판에게 정열적으로 항의해 루니의 퇴장을 이끌어냈다.
호날두는 맨유 시절 루니와 ‘영혼의 단짝’이었다. 그러나 국가대표 소속일 땐 공과 사(?)를 분명히 했다. 호날두의 프로페셔널에 루니는 프로답지 못하게 발끈한 바 있다.
'라 데시마 주역' 호날두와 '올림픽 사실상 2연패' 김연아는 노력하는 천재다. 그리고 즐겼다. 초지일관 행복한 축구선수, 행복한 피겨스케이터를 꿈꿔왔다. ‘축구장인 호날두’, ‘피겨장인 김연아’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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