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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예, 아니오로 답" 박원순 "품격 있는 질문을"


입력 2014.05.28 15:47 수정 2014.05.28 15:53        조성완 기자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정 "시장 주의 성수대교 이후 처음"

박 "오히려 사전 안전성 검사의 우수성을 인정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초청 토론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정몽준 새누리당-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6·4 지방선거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이른바 ‘농약급식’을 두고 재차 격돌했다.

정 후보는 “서울시장이 주의를 받은 것은 지난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이후 처음”이라고 공세를 펼쳤고, 박 후보는 “감사원이 서울시에 전달한 통보서에는 정 후보가 지적한 내용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포문은 정 후보가 열었다. 그는 “박 후보가 이틀전 토론회에서 감사원 결과로 인한 무더기 징계는 별 것 아니라고 했는데 박 후보는 (이번 일로) ‘주의’를 받았다”며 “서울시장이 주의를 받은 것은 지난 1994년 성수대교 붕괴로 32명이 사망했을 때 받은 이후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별거 아니다’라는 말은 우리 학생들에게 계속 농약 급식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 후보는 “감사원이 서울시에 전달한 통보서에 따르면 정 후보가 지적한 이야기가 없다”며 “인터넷에 공개된 내용과 서울시에 통보된 내용이 상당히 다르다. 왜 다른지는 확인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오히려 서울시 친환경 유통센터에 대해 자체 인력과 설비를 통해 안전성 점검을 실시한 후 적합한 것만 학교에 제공하고 있다고 사전 안전성 검사의 우수성을 인정했다”면서 “더욱 안전한 식자재 검사를 위해서 정밀 검사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박 후보의 발언은 부정·왜곡에 억지가 너무 심하다. 한마디로 거짓말이 ‘박원순 스타일’”이라고 지적하며 직접 감사원 보고서를 꺼낸 뒤 “37페이지를 보면 서울시는 친환경 농산물에서 잔류 농약이 발견됐는데 통보하지 않았고, 해당 업체는 친환경 인증이 취소되지 않아 50만명에게 애호박 등 3만100㎏을 학교에 공급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이어 “감사원 보고서 26페이지에서는 농산물의 검사 실시 시간이 짧고 검사 인력과 장비도 적어 잔류농약이 발생한다고 돼 있다”면서 “시간이 부족하고 인력과 장비가 없다는 핑계로 농약 검사를 포기했다는 것으로 오늘이라도 박 후보는 학생과 부모님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면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별거 아니라고 억지를 부리는데 어떻게 토론을 하겠는가”라며 “감사원 감사 결과 보고서가 지금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대답을 하라”고 몰아붙였다.

박 후보는 “서울시에 통보된 보고서에 따르면 농약 잔류 성분의 식자재가 나왔다는 것이 없었다”면서 “오히려 어제 한 언론의 감사원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학교에 납품된 농산물에서 농약이 검출된 것이 아니라 관계 기관 정보가 연계 및 활용되지 않은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고 반박했다.

정몽준 “답변 회피하지 말고 예, 아니오 답하라” 박원순 “품격 있는 질문하라”

정 후보는 박 후보의 답변 태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자꾸 회피한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박 후보는 토론회를 하면 질문의 답변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길게 답변하지 않고 ‘네’, ‘아니오’로 답변을 해달라고 요청할 수밖에 없다”며 “‘감사원 처분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 별거 아니다’라고 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박 후보가 “여기가 무슨 자리인가. 1000만 서울시민들이 지켜보고 있고, 공중파가 지켜보고 있다”면서 “품격 있는 질문을 해 달라”고 반박했지만 정 후보는 재차 “여러 방송사가 생방송을 하는 중인데 대답을 안 한다. 무엇을 숨기는 게 분명하다”고 압박했다.

정 후보는 이어 “지난번 관훈토론회에서도 우리나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북한 동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는데 답변을 안 했다”며 “아직도 국가보안법은 사문화됐다고 생각하는가. 통합진보당과 서울시정을 공동운영할 계획인지, 정례화 할 것인가. 회피하지 말고 그 말만 이야기하라”라고 공세를 펼쳤다.

박 후보는 질문에 대한 답변 대신 “정 후보는 자기 이야기를 안 하고 왜 내 이야기만 하는가. ‘박원순은 서울시만 이야기하고 정몽준은 박원순 이야기만 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서울시정을 토론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박원순 “실업률 4.7% → 4.0%로 낮아져” 정몽준 “증거 제시 안하면 억지 심해”

이와 함께 두 후보는 ‘서울의 경제’와 개발공약, 일자리 창출 등을 두고 불꽃 튀는 격론을 벌였다.

정 후보가 먼저 “서울 경제는 침몰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전국 5위 수준인데 점차 하락 중”이라고 주장하자 박 후보는 “동의할 수 없다. 내가 취임하기 전에 비해 서울경쟁력은 9위에서 6위로 올랐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어 “실업률이 4.7%에서 4.0%로 낮아졌다. 광역단체 중 청렴도는 내가 취임한 이후 1위를 했다”며 “서울은 잠에서 깨서 훨씬 활성화됐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정 후보는 “박 후보와 토론할 때는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억지가 심하다”며 “정부 통계청 발표가 임기 중에 4.3%에서 4.9%로 올라갔고 전국 표준보다 1% 높은데 어떻게 자꾸 억지를 부리는가”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정 후보는 민자 50조원을 유치해 일자리 70만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일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라고 지적한 뒤 “공공근로같은 일회성 일자리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일자리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토목건설로 일자리를 견인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4대강 사업으로 혈세를 낭비하지 않았나”라면서 “전임 시장들이 어지럽힌 사업이 많았는데 정 후보가 제시하는 수많은 사업들은 전임 시장들의 전적을 되풀이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 후보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하나만 되어도 민자가 30조원, 일자리가 30만개가 된다”면서 “박 후보는 임기 3년 중에 재개발·재건축 7개를 허가했는데 현재 진행 중인 서울의 재개발·재건축은 393건”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박 후보는 재개발·재건축에 원천 반대하시는 것”이라며 “재개발, 재건축이 돼 그 지역 주민이 중산층이 되면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할까, 불리할까 지나치게 정치적 관점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를 보면서 시대착오적이다 하는데 그 말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시 보면 재개발·재건축을 원하는 많은 시민들에게 시대착오적이라고 하는 것과 동일하다. 앞으로 말할 때 신중히 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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