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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는 어떻게 박지성을 안았나


입력 2014.06.12 10:10 수정 2014.06.15 09:38        민교동 객원기자

해설 안한다던 박지성, 방송위원으로 합류

차범근-차두리-배성재 이어 최강군단 기대

SBS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는 여기가 끝은 아니었다. 얼마 전 은퇴한 레전드 박지성을 해설위원으로 영입하며 방점을 찍었다. 이미 차범근 해설위원이라는 절대 지존을 확보한 SBS는 박지성까지 영입하면서 타 방송사와의 차별화에 확실하게 성공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분명 MBC와 KBS가 상당히 공을 기울이며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해왔다. 특히 MBC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2013년 신설 프로그램 ‘일밤-아빠!어디가?’에 김성주 송종국 등을 투입하는 모험수를 던졌다.

모험은 대성공을 거두며 브라질 월드컵에 대한 장기적인 대비와 동시에 ‘일밤’의 시청률 급상승까지 일궈냈다. 결국 브라질 월드컵 중계진으로 미리 점찍어서 출연시킨 김성주와 송종국은 지난 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예능 대세에 등극하기도 했다.

올해 초 시즌2에는 안정환까지 투입하며 MBC는 김성주 캐스터에 송종국 안정환 해설위원 라인을 완벽하게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월드컵 대표팀 평가전에서 날카로운 해설로 호평을 듣기도 했다. 거대한 지존 SBS의 차범근 해설위원에 맞설 유일한 대항마라는 평을 듣고 있을 정도다.

KBS 역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이영표와 김남일을 해설위원으로 기용하며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 중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에 조우종 아나운서와 이영표 해설위원을 투입하며 월드컵 분위기 띄우기에 한창이다.

그렇지만 ‘우리동네 예체능’ 축구 편은 시작과 동시에 팀의 에이스였던 구자명이 음주운전 파문으로 하차해 통편집 당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다. 게다가 전현무 전 아나운서의 브라질 월드컵 중계팀 합류설은 KBS에 또 다른 내상을 입히기도 했다.

반면 SBS는 비교적 조용히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해왔다. SBS는 브라질 월드컵 개막에 즈음해서여 대형 이벤트로 브라질 월드컵 분위기 선점에 본격 돌입했다. 그 동안 SBS가 비교적 조용히 준비를 해온 까닭은 차범근 해설위원이라는 절대 지존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배성재 아나운서가 캐스터를 맡고 있는데 차범근 배성재 라인의 파괴력은 단연 으뜸이다. 여기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생중계하며 축구팬들에게 높은 신뢰도를 받고 있는 박문성 해설위원과 장지연 해설위원이 가세했다.

MBC, KBS처럼 별다른 예능 이벤트 없이도 브라질 월드컵 생중계에서 SBS의 독주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배성재 아나운서가 ‘정글의법칙in브라질’에 출연한 것 정도가 최소한의 이벤트였다.

그렇지만 SBS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는 브라질 월드컵이 임박한 6월 8일 드디어 폭발했다. SBS ‘런닝맨’에 박지성이 차범근 해설위원과 함께 출연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

이미 SBS는 박지성의 자선경기를 2012년부터 3년 연속 중계했으며 그때마다 ‘런닝맨’이 연결다리 역할을 했다. 이런 3년여의 노력이 브라질 월드컵 개막 직전에 SBS에 엄청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차범근 해설위원이 직접 출연한 데다 박지성 자선경기에선 직접 선수로 뛰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지상파 방송 3사가 모두 예능 프로그램을 활용해 브라질 월드컵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지만 SBS는 차원이 다른 행보를 선보인 셈이다.

SBS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는 여기가 끝은 아니었다. 얼마 전 은퇴한 레전드 박지성을 해설위원으로 영입하며 방점을 찍었다. 이미 차범근 해설위원이라는 절대 지존을 확보한 SBS는 박지성까지 영입하면서 타 방송사와의 차별화에 확실하게 성공했다.

은퇴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은 이영표, 김남일, 안정환, 송종국 등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멤버들이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데 대해 “해설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박지성은 “내가 해설을 하면 후배들을 너무 비판할 것 같아서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후배들한테 그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돌연 SBS 해설위원을 맡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다소 의아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SBS의 여유가 한몫했다. 우선 경기 해설은 차범근 해설위원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는 SBS는 박지성 활용도를 달리했다.

정확히 표현해 박지성은 해설위원이 아닌 방송위원이다. 경기를 직접 해설하는 해설위원은 차범근 등 해설위원들이 맡고 박지성은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 현지에 직접 가지 않고 국내 스튜디오에서 제작되는 방송에만 출연하게 된다. 이로써 박지성은 SBS의 브라질 월드컵 방송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지만 본인이 은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경기를 직접 해설하는 해설위원은 아니다.

MBC와 KBS라면 박지성은 차범근 카드에 맞설 해설위원 카드로 활용하려 했겠지만 차범근 해설위원을 확보해 여유가 있는 SBS는 그를 방송위원으로 기용하는 데 성공했다.

SBS가 박지성의 마음을 붙잡은 데에는 우선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 우선 박지성 자선 경기를 3년 연속 중계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박지성 역시 SBS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러닝맨’에 꾸준히 출연하며 의리를 지켰다. 이런 의리와 인연이 바로 박지성을 방송위원으로 만드는 데 초석이 됐다.

차범근 해설위원의 적극적인 행보도 박지성의 마음을 붙잡는 데 일조했다. 차범근 해설위원은 박지성이 출연하는 ‘런닝맨’에 직접 출연했으며 지난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박지성 자선경기에도 오랜만에 선수로 참가해 박지성과 함께 11분 동안 경기를 뛰었다.

게다가 차범근 해설위원의 아들인 차두리 선수 역시 SBS 해설위원으로 동참하는 데 그는 박지성의 친구이기도 하다. 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에서 활약하던 박지성의 경기를 꾸준히 해설해온 박문성 해설위원과의 친분도 박지성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다.

특히 캐스터인 배성재 아나운서는 박지성에게 예비 신부를 소개해줘 박지성에겐 개인적으로도 무척 고마운 사람이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동료 아나운서이던 김민지 전 SBS 아나운서를 박지성에게 소개해 줬으며 결국 이들이 결혼에 이르는 과정에서도 1등 공신이었다.

박지성 개인적인 입장에선 SBS 방송위원으로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하는 것이 예비 신부에 대한 선물이기도 하다. 지난 3월 결혼 준비를 위해 사표를 냈지만 예비 신부 김민지 전 아나운서에게 SBS는 친정이 되는 회사다. 따라서 박지성은 예비 신부를 위해서라도 그의 친정 회사인 SBS의 손을 잡는 게 당연했다.

이로써 SBS는 차범근 차두리 부자가 대한민국 대표팀 등 주요 경기를 생중계하며 박문성, 장지연 해설위원이 그 외의 관심 가는 경기들의 생중계를 담당하게 된다. 그리고 국내에선 박지성이 스튜디오를 채우며 전반적인 브라질 월드컵의 맥을 짚어주게 된다. 방송관계자들 사이에선 SBS가 역대 최고의 월드컵 중계진을 완성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결국 MBC와 KBS는 2위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두 방송사 모두 스타성이 빼어난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을 두 명씩 확보한 상태지만 아직 해설자로의 검증이 완전히 끝난 상황은 아니다.

과연 ‘차범근-박지성’의 막강 라인을 구축한 SBS에 맞서 MBC와 KBS가 또 어떤 방식으로 브라질 월드컵 중계 경쟁을 펼칠 지도 이번 월드컵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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