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10 네이마르 '펠레의 저주' 지웠다
마르셀루 자책골로 끌려가던 전반 중반 동점골
후반엔 부담 큰 PK 키커로 역전 결승골 작렬
'펠레 후계자' 네이마르(22)가 월드컵 데뷔전에서 명불허전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2골을 터뜨렸다.
네이마르는 13일(한국시각) 브라질 아레나 드 상파울루 스타디움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전에서 마르셀루 자책골로 0-1 뒤지던 전반 29분 통렬한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26분에는 PK 키커로 나서 역전 결승골을 꽂으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88분 활약하며 4개의 슈팅만으로 2골을 터뜨린 네이마르는 FIFA가 선정한 맨 오브 매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월드컵 개최국이 첫 경기에서 패하지 않는다”는 공식이 있긴 하지만 브라질은 못내 불안했다. '펠레의 저주' 때문이다. 펠레는 스페인·아르헨티나와 함께 브라질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분류, 개막전에서 브라질이 크로아티아에 2-0으로 이길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전반 11분 마르셀루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펠레의 저주가 다시 일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이비차 올리치의 왼쪽 크로스가 옐라비치의 발을 빗겨갔지만 크로아티아 공격을 막기 위해 골문으로 달려들던 마르셀루의 발을 맞고 말았다.
행운의 자책골로 앞서나간 크로아티아는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대이변을 연출하는 듯했다. 순간 ‘펠레의 저주’가 축구팬들 머릿속을 관통했다.
하지만 브라질에는 '펠레 후계자' 네이마르가 버티고 있었다. 기대대로 네이마르는 펠레의 저주를 지워버렸다.
전반 29분 역습 과정에서 네이마르는 아크 정면에서 크로아티아 수비수 다리 사이로 절묘한 슈팅, 볼은 오른쪽 골대를 맞고 네트를 흔들었다. 동점골로 기사회생한 브라질은 공세의 수위를 높이며 삼바 축구의 진가를 드러냈다.
1-1 맞선 후반 26분 뎨얀 로브렌의 파울로 유도한 페널티킥으로 역전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긴 했지만 브라질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네이마르를 키커로 세워 결승골의 기쁨을 맛봤다.
역전에 성공한 브라질은 후반 추가시간 2선에 있던 오스카가 쐐기골까지 넣으며 크로아티아를 침몰시켰다.
네이마르는 비록 경고 하나를 받긴 했지만 4개의 슈팅 가운데 2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시키는 득점감각을 과시하며 왜 자신이 등번호 10을 달고 뛰는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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