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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 잉글랜드, 외국인 득시글 EPL이 부른 참사


입력 2014.06.21 21:47 수정 2014.06.22 00:33        데일리안 스포츠 = 이상엽 객원기자

조별리그 2패와 코스타리카 돌풍 속 1958년 이후 첫 조별리그 탈락

외국인 득세하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부작용 지적도

잉글랜드 공격수 웨인 루니. ⓒ 게티이미지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월드컵 본선무대서 조기탈락하며 자존심에 금이 갔다.

잉글랜드는 ‘2014 브라질월드컵’ D조서 우루과이와 이탈리아에 모두 1-2로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의 굴욕을 뒤집어썼다. 이탈리아가 3전 전승이라면 경우의 수를 따져 16강에 오를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코스타리카에 의해 무산됐다.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잉글랜드는 1990 이탈리아월드컵 때에는 4강까지 올랐다. 하지만 1994 미국월드컵에서는 지역예선에서 탈락하며 본선 무대도 밟지 못했다. 이후 1998 프랑스월드컵 16강, 2002 한일월드컵과 2006 독일월드컵 8강,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을 기록하는 실망스런 성적표에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축구종가’에 불어오는 후폭풍도 상당하다. 프랭크 램파드는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잉글랜드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1958년 이후 처음”이란 메시지를 올리며 침통한 분위기를 전했다. 영국 언론들은 잉글랜드의 조기 탈락 소식을 전하며 “로이 호지슨 감독은 ‘Forza Italy’를 외쳤지만 결과는 자신의 팀만큼 참혹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후폭풍에도 로이 호지슨 감독에 대한 신임을 보여주고 2016년 유로대회까지 감독직을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FA는 대표팀에 대한 현 문제보다는 리빌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리그에서부터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때까지 시간을 달라는 입장이다.

FA의 항변도 분명 일리가 있다. 현재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유럽 3대 리그에 속해있지만, 실상은 잉글랜드 축구 발전에 저해되는 요소가 많았다.

프리미어리그는 현재 경기에 출전하는 자국 선수 비율이 34% 정도로 분데스리가나 세리에A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프리미어리그 등록 선수도 외국인 비율이 60%를 훌쩍 넘으면서 대표팀에서 경쟁력 있는 잉글랜드 선수들을 발탁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또 영국 정책에 의해서 유소년에 대한 축구 교육을 엄격히 제한, 잉글랜드 국적 유망주가 여타 유럽 국적 선수들에 비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유소년 축구 정책을 강력히 비판, 제한된 규정을 완화하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 FA는 유소년에 대한 교육시간 제한을 대폭 완화했고, 여타 유럽국가들처럼 유소년 선수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됐다.

해설가로 변신한 전 리버풀 출신의 제이미 캐러거는 라힘 스털링, 다니엘 스터리지 등을 거론하며 잉글랜드 대표팀의 미래는 낙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국팬들은 초라한 대표팀 성적과 프리미어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을 보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길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이상엽 기자 (42221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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