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부재 홍명보호, 선제골 한 방에 와르르

전반 중반 이후 3골 내주며 정신력마저 흔들

후반전 추격전에도 좌절..16강 전망 어두워

[한국 알제리]홍명보호는 전반전 내내 허둥지둥 대며 3실점, 일찌감치 패배를 예감했다. ⓒ 연합뉴스

전반에만 3골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와 경기에서 2-4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무1패(승점1)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마지막 벨기에를 물리치고, 알제리-러시아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알제리는 생각보다 강했다. 시작부터 알제리 파상공세에 허덕였다.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가했고, 한국 선수들은 볼을 잡고 돌아설 여유를 찾지 못했다. 허리에서 원활한 공격전개는커녕 잦은 패스 미스로 상대에게 볼 소유권을 내주기 바빴다.

수세에 몰릴 때 경기 분위기를 바꿔줄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손흥민과 이청용은 상대 수비의 견제와 협력 수비에 둘러싸여 고전했다. 압박을 당할 때 둘에게 다가서서 볼을 받아주는 선수가 없었다. 한국은 상대 측면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했지만 공간을 만들지 못하며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반면 알제리의 공격은 빠르고 예리했다. 전반 26분 이슬람 슬리마니의 선제골 장면에서 한국 수비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홍정호와 김영권은 슬리마니에게 뒷공간 침투를 허용했고 스피드에서도 열세를 보였다.

전반 28분에는 세트 피스에서 허무하게 실점했다. 정성룡 골키퍼가 앞서서 볼을 처리하지 못했고, 쇄도하던 라피크 할리시의 맨 마킹을 놓쳤다.

한국 선수들은 2골을 내주자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렸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템포를 늦추고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우리만의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마땅한 리더가 없었다.

오히려 전반 38분 압델무메네 자부의 추가골까지 허용하는 등 수비에서의 집중력 부족은 심각했다. 알제리가 전반에만 12개의 슈팅을 기록하는 동안 한국은 단 한 차례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결과적으로 전반 대량 실점이 패인이었다. 한국은 후반 들어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으며, 후반 5분 손흥민의 만회골로 좋은 흐름을 유지했지만 알제리는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야신 브라히미에게 실점을 내준 한국은 후반 27분 구자철의 만회골에도 크게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힐 수 없었다.

한편, 한국은 오는 27일 벨기에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16강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선 기적이 필요하지만, 팬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