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쓰던 박주영, 벨기에전 왜 못 나왔나

러시아·알제리 상대 극심한 부진

비난 여론 속 박주영 부담감 가중 원인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끝내 쓰지 않았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은 끝내 박주영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한국은 2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수적 우위에도 후반 1골을 내주고 0-1로 졌다. 한국은 12년 만에 월드컵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1무2패(승점1)로 16강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다.

이날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부진에 시달리며 팬들의 집중 비난을 받았던 공격수 박주영과 골키퍼 정성룡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그간 주전 멤버 구성의 변화를 잘 주지 않았던 홍명보 감독이기에 이들의 결장은 다소 의외였다.

'의리 기용'이라는 비난을 들어가면서까지 믿고 쓰던 박주영을 제외한 것도 모자라 교체카드로도 쓰지 않은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박주영 대신 이근호, 김보경, 지동원을 차례로 교체 투입했다.

알제리전 후 홍명보 감독은 “선수 선발은 (감독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해 박주영 기용을 암시했지만, 결국 거센 비난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박주영이 극심한 부담감 속에 자신감마저 크게 떨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박주영은 지난 2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일선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에 신경 쓰는 등 나름의 노력을 했지만 정작 공격수가 지녀야 할 득점력과는 거리가 먼 움직임으로 지적을 받았다.

반면 교체로 투입된 이근호가 러시아전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고 김신욱 또한 알제리전에서 공중전에서 상대에 뒤지지 않는 등 활약을 보였다. 이들의 활약은 고스란히 박주영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홍명보 감독은 벨기에전 직후 “이 경기에 투입할 선수를 투입했다. 선수들이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주영을 두고 고심을 거듭했던 홍명보 감독은 벨기에전을 치르기 전 이미 기용하지지 않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