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올해 초 2014년 당기순이익을 흑자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지만 청해진해운, 동부제철 등 부실기업에 대한 예상치 못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하는 상황에 놓였다.ⓒ연합뉴스
산업은행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3년 만에 처음으로 1조5000억 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한 산업은행이 "올해는 다시 흑자전환을 하겠다"고 자신만만했지만 2014년 절반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동부제철의 구조조정 방안을 두고 채권단이 협의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고, '세월호 참사'로 인한 청해진해운의 자금고갈로 대출상환이 불가능한 상태기 때문에 흑자전환을 위한 행보에 '변수'가 생긴 것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4년 산업은행은 당기순이익 목표는 6304억 원이다. 지난해 1조4474억 원의 적자를 전환하기 위해 대손비용을 지난해 2조2097억 원에서 7506억 원 규모로 크게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STX 부실사태로 인해 산은은 대규모의 충당금을 쌓아야 했기 때문에 올해에는 대손비용을 크게 줄여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에 들어갈 경우 동부제철에 대한 여신의 20%가량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아놔야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동부제철의 산업은행·우리은행 등 은행권에 대한 미상환채무는 1조36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산업은행에 대한 채무만 1조1700억 원에 달한다.
현재 동부제철 채권단이 동부제철에 대한 자율협약을 협상 중이기 때문에 은행권에서 동부제철에 대한 가장 많은 여신을 가지고 있는 산은의 입장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만약 동부제철 측이 자율협약이 아닌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더욱 큰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현재 자금 고갈로 대출금 상황 불능상태에 빠진 청해진해운의 미상환 여신 170억 원에 대한 충당금을 쌓아야하는 실정이다. 흑자전환이라는 연초의 목표가 점점 안개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해진해운과 동부제철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겨 대손충당금을 지난해 대비 줄이겠다는 당초의 목표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초 재무목표를 발표했을 당시와는 상황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동부와 관련된 충당금 규모는 실사에 들어가서 이 회사의 상황이 어느정도 파악된 이후에야 확정이 될 것"이라면서 "현재까지는 (자율협약을 위한 절차가) 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한다. 동부 측에 해준 대출의 성격, 향후 영업성과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부제철 채권단은 30일 오전 산업은행에서 동부제철에 대한 자율협약 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채권은행들이 자율협의회를 개최할 것이라는 안건을 1일 동부제철 측에 통보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동부 측이 자율협약에 대한 신청을 이번주 내로 하면 내달 7일에 자율협약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답을 받은 후 동부제철 측의 자율협약 신청이 들어오면 7일에 자율협약에 들어간다"면서 "현재까지 동부 측의 신청은 없었지만 조만간 신청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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