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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닮아가는 한국축구 '모범생' 축구 버려라


입력 2014.07.08 13:54 수정 2014.07.08 13:5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과거에 비해 투쟁심 떨어져..일본의 예쁜축구 따라하기 멀리해야

패스축구나 몸싸움을 회피하는 일본축구는 멀리해야 한다. ⓒ 연합뉴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축구에서만큼은 예외다. 예쁘장한 패스, 교과서 축구만 고집했다간 뒤통수 얻어맞는다. 이번 월드컵에서 ‘스페인 모조품’ 일본이 처참하게 보여줬다.

이제는 지저분한 축구가 대세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거칠어져야 한다. 웨인 루니도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바보가 되는 이유는 모범생 축구를 구사하기 때문”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루니의 자가 진단은 정확하다. 잉글랜드는 항상 우직하고 정직한 축구를 구사해 문제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영악한 이탈리아, 우루과이에 연패했다.

과거 ‘퍼포먼스 축구’의 정점을 보여준 브라질도 현대에 와선 일명 ‘카포에이라 태클’을 구사한다. 카포에이라는 브라질 전통 무술로, 과거 흑인 노예들이 호신 수단으로 개발한 무예다. 브라질 선수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들어오는 발차기성 태클로 상대를 위협한다.

브라질과 4강전을 앞둔 독일 슈바인슈타이거도 긴장했다.

7일(한국시각)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남자다운 피지컬 축구를 사랑한다”면서도 “그러나 브라질은 그 이상으로 난폭하다. 곡예에 가까운 태클로 상대 선수를 담근다”고 평가했다. 이어 “옛날 브라질은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했고 눈이 즐거웠다”며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터프한 경기운영을 펼친다.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루과이 수아레스 핵이빨도 강인한 승리욕 이면이다. 물론 수아레스가 백번 천 번 잘못했다. FIFA의 중징계는 적절하다. 그러나 수아레스의 ‘투쟁력’만큼은 주목해야 한다.

수아레스는 ‘좀비’ 오명을 뒤집어썼지만 자국에선 개선장군이 됐다. 지난달 27일 귀국한 날 몬테비데오 공항은 1000여명의 시민이 모여 수아레스를 기다렸다. 호세 무히카 대통령도 마중 나갔다.

콜롬비아 수니가의 핵니킥도 강인한 승리욕 이면이다.

수니가는 브라질의 거친 축구에 주심이 경고카드 한 장 안 꺼내자, 화가 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네이마르 등에 니킥을 작렬했다. 고의든 우발적이든 수니가는 ‘동업자 정신’을 망각했기 때문에 비판받아 마땅하다. 다만, 수니가도 수아레스처럼 ‘집념의 투쟁력’을 갖췄다. 현대축구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처럼 현대축구의 대세는 전방 압박과 거친 플레이도 마다하지 않는 강인한 승리욕이다. 물론 수아레스와 수니가처럼 위험한 반칙은 자제해야 한다.

축구에서 터프가이는 반드시 필요하다. 브라질월드컵에 나선 한국은 샌님 같은 전술을 구사했다. 이에 미국 ESPN등 주요 외신도 한 목소리로 “한국의 투쟁력이 예전 같지 않다. 너무 얌전하게 볼을 찬다”고 지적한 바 있다.

평가 그대로다. 지난 1980~90년대 악으로 깡으로 버틴 ‘한국축구 DNA’가 사라졌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살기를 걱정하면 죽는다는 정신 하나로 버텨왔다.

그러나 지금 한국대표팀 중 누구도 리오넬 메시에게 거친 태클을 시도할 배짱 두둑한 사나이는 없다. 달라진 브라질 축구를 배워야 한다. 패스축구나 몸싸움을 회피하는 일본축구는 멀리해야 한다. 축구는 곧 몸싸움이다. 요즘 여자축구도 몸싸움을 피하지 않는다.

한국대표팀은 알제리와의 몸싸움에서 추풍낙엽처럼 나동그라졌다. 기싸움에서 밀리자 소극적으로 변모했고, 결국 2-4 참패로 끝났다. 허정무 부회장이 선수시절 마라도나에게 했던 ‘태권 사커’ 정신의 부활을 바라는 이유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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