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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가가와 스타일에 더 반하는 반 할 축구


입력 2014.07.29 15:26 수정 2014.07.29 15:4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모예스 피지컬 축구보다 더 어긋나

방황할 시간에 타 유럽리그 이적 모색해야

신임 루이스 반 할 감독이 지휘하는 맨유는 가가와 스타일과 더욱 어긋난다.ⓒ 게티이미지

일본 축구 간판스타 가가와 신지(25)는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

인종 색안경이 여전한 ‘유럽축구계’에서 굵직한 자취도 남겼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초밥 메시’로까지 추앙받았다. 그러나 영국에 온 뒤 투명 인간 처지가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소속이지만, 좀처럼 얼굴 보기가 어렵다”는 안타까운 목소리마저 흘러나온다.

물론 감독이 교체된 탓도 있다. 가가와 신지를 도르트문트에서 데려온 알렉스 퍼거슨 경은 처제를 잃고 상심에 빠진 아내를 위해 축구 감독직 은퇴를 선언했다.

퍼거슨 후임 모예스(2014. 4월 경질)는 맨유 재임 기간 가가와를 주전으로 기용하지 않았다. 단단한 피지컬 축구를 내세운 모예스에게 무른 가가와는 성에 차지 않았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결국, 실전감각이 떨어진 가가와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단 1개의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반면, 가가와와 대표팀 에이스를 다투던 혼다 케이스케(AC밀란)는 1골 1도움을 올렸다. 오카자키 신지(마인츠)도 콜롬비아전에서 1골을 넣었다.

가가와는 앞으로 일본축구 10년을 이끌 재목이다. 그렇다면 하루빨리 맨유에서 탈출하는 게 일본축구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신임 루이스 반할 감독(62·네덜란드)이 지휘하는 맨유는 가가와 스타일과 더욱 어긋난다.

반할 감독의 축구는 브라질월드컵에서 드러난 것처럼, 역동적인 전술을 구사한다. 공격하면서 수비를 생각하고, 수비하면서 역습을 머릿속에 그린다. 선수들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한다. 강한 체력과 능동적인 플레이와 결단력을 요구한다. 백패스 등 안정되고 차분하게 경기를 만들어가는 가가와로선 적응하기 어렵다.

반할 감독은 미국투어 기간 가가와 활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난 28일 AS 로마와의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기도 했다. 낯선 포지션에서 뛴 가가와는 순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생소한 위치지만,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가가와는 영국에 간 뒤 자존심마저 내팽개친 것일까. 맨유가 아니더라도 가가와를 원하는 팀은 많다. ‘맨유 브랜드’에 혹해서 허송세월 보낼 필요가 없다. 가가와는 마음만 먹으면 독일로 복귀할 수 있다. 이탈리아 클럽도 가가와에게 관심이 많다. 본인의 의사결정에 달렸다.

'피지컬 축구' 영국에서(맨유에서) 가가와는 안타깝지만 경쟁력을 잃었다. 웨인 루니, 안데르 에레라, 후안 마타, 대니 웰백 등이 버티고 있다. 더군다나 반할 감독의 공격진 개편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들 외에도 검증된 공격수 1~2명을 추가 영입할 예정이다.

맨유에 오래 머물수록 가가와의 자신감은 상실된다. 들쭉날쭉한 출전은 일본대표팀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적기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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