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의 고민 "차기 당대표감이....안보여요"
박영선, 당대표 권한 위임받았지만 비대위 구성 놓고 '인물난'
문재인 재집권시 계파갈등 우려…일각에선 김부겸 체제 제안도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새로운 난관에 봉착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전원이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면서 한동안 지도부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우선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당대표 대행으로서 이주 주말 동안 상임고문단을 비롯한 중진들과 잇달아 회동을 갖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비대위가 구성되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국대의원대회가 개최된다. 이때까지 비대위는 과도 지도부 형태로 당을 운영하게 된다.
문제는 인물이다. 차기 당대표는 고사하고 당장 비대위원장을 맡을 인사도 없는 상황이다. 대권주자로 분류되던 손학규 상임고문은 경기 수원병(팔달) 보궐선거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김포 보궐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정계 복귀가 무산됐다.
그렇다고 과거 당권세력이나 소위 ‘계보’를 가진 거물급 인사를 무턱대고 내세울 수도 없는 처지다. 당대표를 지낸 정세균 의원과 새천년민주당 대표 출신인 추미애 의원 등이 몸을 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 당권파가 다시 나서는 것이 ‘혁신’이라는 기치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손 고문 측의 한 현직 의원은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대안이 없다. 이번에 국민의 민심을 보면 그게 그거인 사람들로 돌려막기론 안 된다는 거다. 완전히 새로운 판 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계보인 민평련(민주평화연대)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도 “지금은 누구도 딱히 누구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닐 것”이라며 “손 고문도 정계를 은퇴해 충격이 당에 강하게 퍼지고 있고, 세대교체 요구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더불어 당내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의원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다.
최고위원을 지냈던 우원식 의원은 1일 TBS 라디오에 출연, 문 의원이 비재위원장을 맡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좀 더 해봐야한다”면서도 “문 의원이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분이 할 수도 있다. (문 의원이) 비상대권에 맞을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문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경우에는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의 재집권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또 김한길·안철수 체제에서 지도부에 날을 세웠던 친노계가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당권을 혁신이 아닌 구(舊)지도부에 대한 정치보복 용도로 휘두를 소지가 있다.
여기에 문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거쳐 차기 당대표가 된다면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패했던 야권의 수장이 다시 대통령과 대립하는 비정상적인 모양새가 연출된다.
한편, 당내 일각에서는 비대위원장과 차기 당대표로 김부겸 전 최고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18대 국회까지 경기 군포에서 3선을 지낸 김 전 최고위원은 19대 총선에서 지역구도 해체를 외치며 야권의 불모지인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해 40.42%라는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달 지방선거 때에도 대구시장에 출마해 40.33%를 득표했다.
한 초선의원은 “김 전 최고위원이 내가 볼 땐 유일한 대안이다. 그 전에 당대표를 했던 분들이 당을 쇄신할 수도 있겠지만, 김 전 최고위원이 맡았을 때 당이 뜰 수 있을 것”이라며 “본인은 당권에 관심이 없는 것 같은데, 당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야기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외부 수혈을 통해 제대로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앞으로 새로운 지도부는 기존의 인물로는 절대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새롭게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어 “지금 우리 당이 지나치게 계파적 이해관계, 당파적 이해관계에 매몰돼 다수 국민의 뜻과 마음을 잘 읽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당을 제대로 살리려면 그야말로 파괴적인 창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나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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