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경기에서 주심의 오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주심은 ‘성역’과 같아서 오심에 대한 징계는 없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네이마르가 척추 골절상을 당한 것도 주심의 방관 탓이다. 외신은 “카르발류 주심이 브라질-콜롬비아전에서 (브라질의) 거친 플레이를 제대도 잡지 않았다. 그 결과 수니가의 ‘맞대응’이 네이마르 척추골절 사고로 이어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도 비슷한 오심이 발생했다. 스완지 시티는 16일(한국시간) 올드 트래포트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경기에서 기성용(25)의 선제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그런데 맨유 펠라이니는 스완지 선수들을 마구잡이로 폭행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기성용도 피해자였다.
펠라이니는 등진 제퍼슨 몬테로의 허리에 체중을 실어 ‘니킥’을 작렬했다. 이어 볼 경합 중 팔꿈치로 기성용 귀 뒤쪽 머리를 때렸다. 그런데 주심은 펠라이니에게 경고 카드 한 장 꺼내지 않았다. ‘지고 있는 강팀’에 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펠라이니의 행동은 퇴장카드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과했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기성용에게도 마찬가지다. 기성용은 맨유 역습 과정에서 펠라이니를 붙잡다 이를 뿌리치려는 그의 팔에 얼굴을 맞았다. 기성용의 경고는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펠라이니에게는 구두경고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만약 손이 아닌 팔꿈치에 안면을 가격 당했다면 기성용은 보다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척추 골절상 당한 네이마르는 가해자 수니가를 용서하면서도 ‘방관한 주심’에 대해서는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네이마르는 “만약 부상 부위가 2cm만 벗어났다면 평생 휠체어 신세를 져야 했을 것이다. 하반신 마비 가능성이 두려웠다. 신께 감사하다”고 왈칵 눈물을 쏟았다.
축구는 생각보다 위험한 스포츠다. 전도유망한 선수가 발목이 부러져 현역생활을 마감하기도 하며 팔꿈치에 눈을 맞아 시력을 잃기도 한다. 헤딩 경합 중 뇌진탕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위험한 사고들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주심이 존재하는 것이다. 선수들의 몸싸움이 거칠어지면 양 팀 주장을 따로 불러 진정시켜야 한다. 그러나 맨유-스완지전에서 주심은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 펠라이니의 반칙을 눈감은 바람에 막판 경기가 과열됐다. ‘제2의 네이마르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펠라이니의 기성용 가격 행위는 사후 징계(비디오 판독 징계)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기성용은 올 시즌 EPL 개막전 1호골 주인공이 됐다. 전반 28분 왼발 슈팅으로 데헤아가 지키는 맨유 골문을 열어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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