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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오 "딸과 노모 때문...광화문 장기투쟁"


입력 2014.08.28 13:39 수정 2014.08.28 20:51        하윤아 기자

가족대책위 기자회견 "야당 국회 들어가 제 역할을"

<기사 추가 : 2014. 08. 28. 17:50>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간 단식을 해 온 고 김유민 학생 아버지 김영오씨가 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시립동부병원 입원실에서 단식 중단을 선언하고 침대에 누워있다. ⓒ데일리안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째 단식을 이어온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28일 단식을 중단했다.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이날 오전 11시 김 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 동대문구 동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긴 싸움을 위해 새로운 출발을 한다”고 밝혔다. 단식 중단을 선언한 김 씨는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가족대책위 측은 김 씨가 단식을 중단하게 된 결정적인 사유에 대해 “언니를 잃고 아빠에 대한 허위, 비방성 의혹 제기로 사생활까지 위협받고 있는 둘째 유나가 매우 걱정하며 단식을 중단할 것을 계속 간청했다”며 “시골의 노모도 이 사실을 알고 계속 우시며 막내 아들인 김 씨를 만류하다가 과거 수술 부위가 안 좋아지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씨가 유일하게 남은 딸 유나와 모친 등 가족들을 위해 단식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김 씨를 대신해 나온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김 씨의 어머니가 아들이 단식을 하다가 병원에 실려온 날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기사를 보고 사실을 알았다”며 “이에 충격을 받아 치료 받았던 대장암 부위에 이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변인은 그러면서 “김 씨에 대한 루머들이 불거지면서 유나가 많이 힘들어했다”며 “결국 직접적으로 단식을 중단하게 된 것은 사랑하는 가족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씨는 체력이 회복되면 광화문으로 돌아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보장하는 특별법 제정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광화문 광장에서 동조 단식을 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에게 “이제는 국회의원 분들도 모두 단식을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가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험난한 싸움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씨는 회견 막바지 유 대변인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현재 단식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국회로 돌아가라는 것이 장외투쟁을 그만하라는 뜻이 아니라 또 다른 방법으로 힘을 모아달라는 뜻”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가족대책위 “새누리당, 착각 말고 부끄러워해야”

이날 가족대책위는 김 씨의 단식 중단과 관련한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의 브리핑 발언을 지적하며 “당장 철회하거나 사과하라”고 일갈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 대표 간 두 차례의 만남에서 서로 간에 오해와 불신을 상당부분 해소하고 신뢰가 회복된 것도 단식중단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유 대변인은 “유민아빠 단식 중단 소식이 들려오자 새누리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유민아빠가 단식을 중단한 것은 새누리당과 가족이 두 차례 만났기 때문에 나온 성과’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데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난했다.

그는 “만남은 그저 새누리당과 가족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에 불과했고 또 양자 간의 입장 차이가 얼마나 큰 지만을 확인한 자리였다”며 새누리당 측의 발언에 대해 “세월호 참사와 가족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부탁과 바람을 정면으로 배반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입장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면 가족들과 대화하는 것이 진심어린 자세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당장 대화도 중단할 수 있음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경고했다.

새누리당을 향한 가족대책위의 비난이 전파를 타고 퍼져나가자 윤 원내대변인은 오후 3시께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브리핑의 진의는 두 차례 만남 속에서 서로 간에 오해와 불신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신뢰회복의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했던 것”이라고 해명하며 “기존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가족대책위는 항간에 떠돌고 있는 소문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유 대변인은 “참사가 일어난 지 4개월이 훨씬 지났는데 우리 가족 중 어느 누구도 성금이나 보상금을 단 한 푼 받은 바 없다”며 “이는 분명한 사실임을 밝히고 이후 이 문제와 관련해 루머를 퍼뜨리는 분들에게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씨의 주치의인 이보라 동부병원 내과 과장은 유가족들과 함께 회견장에 나와 “오늘 회복을 시작하는데 비행기가 비행할 때보다 착륙할 때 위험하듯이 복식하는 과정에서 합병증과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치의로서 특별한 합병증 없이 복식 과정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김 씨는 묽은 미음 200cc와 소량의 간장을 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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