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로 '정치적 진지' 만들어 진실규명보다 정권투쟁
홍성기 "조사·진상규명 필요한 영역에 이념 깊이 개입, 이성적 대화 어려워"
현재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뭉쳐있는 세월호 유가족, 전문가집단, 언론, 정당, 지지국민, 시민단체(NGO)가 하나의 정치적 진지(陣地)를 형성해 사회에 피해와 혼란을 야기시키고 더불어 정권투쟁적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월호 유가족, 전문가집단, 언론, 정당, 지지국민, NGO들이 ‘되먹임(Feedback)’ 회로를 형성해 특정 의혹과 주장을 빠르게 확산시키며 여론 몰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같은 되먹임 회로는 인터넷과 SNS를 통해 여론의 향배에 민감한 여당과 정부를 압박하는데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홍성기 아주대 기초교육대학 교수는 28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개최한 '세월호에 갇힌 대한민국, 출구는 있는가?'라는 제하의 긴급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여, “‘되먹임 구조’는 민주주의를 국민여론과 동치시키면서 주장과 의혹의 옳고 그름을 떠나 발생하는 여론의 광적 쏠림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이를 ‘집단지성’이라고 부르면서 이성과 광기의 전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되먹임 구조’란 자칭 전문가들의 의혹제기→언론의 보도→야당 국회의원들의 보수정부 비판→이를 지지하는 국민·시민단체가 연합한 시위와 집회 진행 등으로 이뤄지는 피드백 구조다. 이는 한국 진보진영에 자리잡아 광우병 촛불시위, 천안함 의혹제기 등 사회를 혼란으로 빠뜨리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홍 교수는 “사회에 큰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는 되먹임 구조에 참여하는 수많은 시민단체는 전문영역이 다양함에도 불구, 동일한 정치이념을 지향하며 사실상 외곽 정치단체가 됐다”면서 “전문가집단, 언론, 정당, 지지국민, 시민단체는 한국 사회에서 하나의 정치적 진지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결과 과학적 조사와 진상규명이 필요한 영역에 이념갈등이 깊이 개입돼 이 되먹임 구조체와의 이성적 대화는 사실상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면서 “특히 세월호의 경우 ‘유민아빠를 살립시다’라는 감성적인 언어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나치에 비교할 정도의 증오심을 조장하는 등 정권투쟁적 성격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홍 교수는 이 같은 되먹임 구조가 ‘진상규명’의 목적이 ‘재발방지’가 아닌 청와대 인사를 포함한 책임자 규명 및 처벌에 더욱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진상규명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지우지 될 소지가 높다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사고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안전불감증, 관피아, 해경의 구조능력 부족 등의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 1993년 10월 서해 페리호 침몰 이후 한국 연안에서 20년간 대형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밝히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고 이후에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일은 1998년 독일철도 역사상 최악의 교통사고에 대해 전문연구기관에 조사를 의뢰하고 8개월 후 수사에 착수, 4년 만에 재판이 열렸다”면서 “조사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며 수사를 통해서만 진실이 밝혀질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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