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15년 우루과이 악몽 털어낼까…신임감독 앞 설욕전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4.09.08 14:19  수정 2014.09.08 22:40

1999 U-20 청소년 월드컵-2010 남아공 월드컵 악몽

‘신구 조화’ 강조한 슈틸리케 감독 눈도장 기회

이동국이 축구인생에 상처를 입힌 우루과이를 상대로 설욕에 나선다. ⓒ 연합뉴스

‘라이언 킹’ 이동국(35·전북현대)에게 우루과이는 악몽이다. 악연도 이런 악연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질겼다.

첫 악연은 1999 U-20 청소년 월드컵 우루과이전이다. 당시 이동국은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혜성 같이 나타난 이후 K리그의 르네상스를 일으키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우루과이를 만나면서 이 같은 기세가 살짝 꺾였다. 팬들의 큰 기대감을 품고 U-20 청소년 월드컵에 출전했지만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문전 앞 일대일 기회를 무산시키는 등 여러 차례 득점 찬스를 무산시켰다. 결국 이동국은 0-1 패배의 원흉으로 전락했다. 포르투갈과(1-3패)의 1차전에서도 침묵했던 이동국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후 이동국의 축구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독일 브레멘과 잉글랜드 미들스보로에서의 실패, 2002 한일 월드컵 엔트리 제외, 2006 독일 월드컵 부상 등 불운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2009 K리그에서 전북을 우승으로 이끌며 화려하게 부활한 이동국은 마침내 2010 남아공 월드컵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수 있었다.

12년 만에 밟은 월드컵 무대. 하지만 이번에도 우루과이전이 문제였다. 대회 내내 벤치를 지키던 이동국은 마침내 16강전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후반 16분 김재성 대신 교체 투입됐다.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에서 부진했던 이동국은 우루과이전을 통해 그동안의 한을 날려버릴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신은 이동국을 외면했다. 경기 종료 직전 이동국은 박지성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았지만 회심의 오른발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무슬레라 골키퍼 뒤로 흘러나온 공이 그라운드를 적신 빗물로 인해 골라인을 통과하지 못했다. 경기 도중 내리기 시작한 비가 원망스러웠다. 결국 12년 만의 월드컵은 허무하게 끝났다.

그리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며 다시 한 번 엔트리 탈락의 좌절을 맛봐야 했다. 이미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이동국이 태극마크를 단 모습은 더 이상 못 볼 것만 같았다. A매치 기록도 99경기에서 멈췄다.

그러나 이동국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K리그에서 꾸준히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역대 K리그 통산 최다 골을 경신했다.

결국 소속팀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대표팀에 호출됐다. 이동국은 올 시즌 K리그에서 득점 선두(11골), 도움 2위(6골)를 기록하는 등 실력으로 대표팀에 선발될 자격이 충분했다.

한국 축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실패로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독일 출신의 올리 슈틸리케 감독이 선임되면서 새 출발을 해야 할 단계에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너무 어린 팀이었다”며 향후 신구 조화를 우선시 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많더라도 충분한 기량과 폼을 보여준다면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다는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마침 이동국은 베네수엘라전을 통해 부활했다. 후반에만 2골을 터뜨려 3-1 승리를 견인했다.

물론 이동국이 4년 뒤 월드컵 무대를 밟을 가능성은 낮지만 미래는 모른다. 우선 당장 4개월 뒤 열리는 2015 호주 아시안컵이 중요하다.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한국에겐 이동국의 역할이 절실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루과이전을 관전하기 위해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동국은 우루과이에게 갚아야 할 것이 있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 설욕전을 기점으로 또 한 번 포효하는 이동국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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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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