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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노리는 비주류 "친노계 자진사퇴하라"


입력 2014.10.07 18:27 수정 2014.10.08 11:45        김지영

김동철 "개인적 자질과 능력보단 당 전체적 구도에서 균형 잡는 게 중요"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우윤근 이목희 주승용 이종걸 의원.(사진 왼쪽부터)ⓒ데일리안

개혁파, 온건파를 자칭하는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주류 의원들이 원내 당권 확보를 위해 친노(친노무현)계에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소속 김동철·최원식 의원은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한) 후보들은 함께 모여 국민의 시선에서 가장 적합하고 합리적이며 새정치연합을 이끌 수 있는 후보를 정하고, 당 지도부는 최선의 리더십을 발휘해 추대를 주도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김 의원은 “우 의장은 훌륭한 분이고, 이목희 의원도 내로라하는 당내 전략가지만 지금은 개인적 자질과 능력보다는 당 전체적 구도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조차도 편향돼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특정 계파에 의해 주도적으로, 또는 그런 계파의 지원을 암묵적으로 기대하면서 원내대표에 뜻을 둔다는 것이 우리 당을 향한 국민의 엄청난 분노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친노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의 자진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내대표 후보로 출마한 당내 의원은 이종걸 의원(4선), 우윤근 정책위의장(3선), 주승용 의원(3선), 이목희 의원(재선) 등 모두 네 명이다. 계파별로는 우 의장은 범친노로, 이목희 의원은 친노로 각각 분류되며, 이종걸 의원과 주 의원은 민집모 소속이다.

이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인물는 후보 등록일 전까지 추대설의 당사자였던 우 의장이다. 반면, 민집모를 대표해 출마한 이종걸 의원과 주 의원은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단일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당 일각에서는 우 의장과 이목희 의원에 대해에도 단일화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으로 미루어 김 의원의 발언은 우 의장과 이목희 의원 모두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 의장은 사실상 중립에 가깝지만, 당내 강경파와 일부 언론의 이분법적 분류에 따라 친노로 나뉘고 있다.

하지만 우 의장과 이목희 의원, 이종걸 의원과 주 의원이 각각 진영으로 묶인다면 원내대표 선거는 친노대 비노(비노무현)라는 계파간 대결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계파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민집모의 주장이 먹혀들어 우 의장과 이목희 의원이 사퇴한다면 원내 당권은 자연스럽게 민집모에서 가져가게 된다.

같은 맥락에서 이종걸 의원과 주 의원이 후보들간 합의에 따른 단독후보 추대를 제안한 것도 자신들이 불리한 경선 대신 계파주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통해 상대 후보들을 압박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는 두 의원에 대해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계파의 균형보다는 민집모의 원내 당권 획득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민집모는 중도·온건파 모임이라기보다는 집권을 목표로 하는 비주류 세력과 구(舊)당권파의 결합체에 가깝다.

민집모에는 전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을 맡았던 노웅래 의원과 안철수 전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문병호 의원 등 김한길계 의원들이 다수 포진해있으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 의원과 이종걸 의원도 김한길계로 분류된다. 또 변재일·이상민·안민석 의원까지 포함하면 민집모의 절반 가량이 김한길계 의원이다.

더불어 김동철·오제세·이찬열 의원 등 손학규계 의원들도 민집모에 다수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 의원은 구당권파인 호남계의 대표격이자 광주 지역 최다선(3선) 의원이다.

이 같은 상황들을 고려하면 친노대 비노라는 프레임은 사실상 비주류 세력이 집권을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새정치연합의 이번 원내대표 보궐선거는 오는 9일 오후 2시에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다. 오는 8일까지는 선거운동 기간으로, 이 기간 중 후보들간 합의로 단독후보가 추대되면 선거가 아닌 의결의 형식을 거쳐 신임 원내대표가 임명된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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