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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가 이준석과 김형식이 되지 않으려면


입력 2014.10.28 11:07 수정 2014.10.28 11:13        이상휘 대표

<칼럼>돈 많이 벌라고 말고 '양심의 긴장'을 가르쳐야한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사진 왼쪽)과 김형식 서울시 의원.ⓒ데일리안

당신의 양심은 긴장하고 있는가.

음주단속에 걸렸다. “너희들 전화 한통이면 모가지다.” 경찰에게 되레 고함을 친다. 김형식 서울시 의원은 살인교사로 재판을 받았다. 국민참여재판을 선택했다. 끝까지 우겨 볼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도 재판을 받았다. 죽어도 살인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입으로만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한다.

‘양심의 긴장’이라는 말이 있다. 유럽사회는 법과 제도에 대한 신뢰가 크다. 유아때부터 법과 제도, 질서 교육을 받는다. 어기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래서 나는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등을 배운다.

‘양심의 긴장’은 그 표현이기도 하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양심의 긴장’은 계속된다. 사회구성원으로서 그것은 일종의 ‘라이선스’다. 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질서를 해치는 행동을 하지 않는가. 공익을 무시하고 있지는 않는가.

일상에서 습관화되어 있다. 반성하고 자각하며 사는 것이다. 공동체 사회에서의 살아가는 자세로 몸에 배인 것이다. 즉, 유럽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적 정신이 ‘양심의 긴장’이다.

마켓에서 쇼핑을 하다가 먹고 있던 음료수를 바닥에 흘렸다. 그리 많지 않는 양이다. 쇼핑카트를 세워놓고 휴지를 꺼내 닦을까, 양도 얼마되지 않으니 그냥 모른체 가버릴까, 종업원을 불러 닦으라고 말하는 게 옳지 않을까, 우리에게 어느 것이 더 익숙할까 싶다.

‘양심의 긴장’으로 보면 첫 번째가 맞다. 쇼핑카트를 세우고 휴지로 닦는 것이다. 혹여, 누군가 미끄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게 ‘양심의 긴장’이다.

이런 것이 습관화되고 생활화되어야 사회가 건강하다. 법과 제도를 지키기 위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도 없어진다.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양심의 긴장’이 있는가를 묻고 싶다.

사회를 살아가는 기본적 요소가 지나치게 기술적이다. 학력과 자격, 혈연과 지연, 그리고 뒷배경 등등이다. 양심의 긴장을 생각하는 건 너무 순진하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돈키호테’다.

애당초 가르치지도 않는다. 기술만 죽어라 주입시킨다. 학원을 보내고, 내신을 올리고, 좋은 인맥을 쌓게 한다. 좋은 곳으로 이사를 하고, 부자 친구들과 사귀게 한다. 그게 대한민국이다.

그러니 법과 질서를 지키는 양심이 제대로 될리 없다.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희한한 신조어가 만들어지는 이유다. 아무리 법을 강화한들, 질서를 강조한들, 전화한통과 좋은 인맥만 있으면 무용지물이다.

사회유지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말로 안되니 강제적 수단을 써야 한다. 시끄럽고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음주단속에 걸린 사람은 경찰에게 고함친다. 폭행시비가 휘말린 국회의원은 천연덕스럽게 국감장에서 휘적대고 다닌다. 살인교사 혐의가 있는 시의원은 재판을 교묘히 이용한다. 승객 수백명을 죽인 배의 선장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알만한 나이의 대학생들은 국회기둥에 희한한 낙서를 해댄다. 그래 놓고도 무슨 행동을 했는지도 모른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은 위험하다. 양심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단속에 걸리면 재수가 없고, 검찰수사를 받으면 버티면 되고, 재판이 잘못되면 로비를 못해서 그런 것이다. 법이 우습고 질서가 귀찮은데, 무엇을 지키겠는가 말이다. 개탄할 일이다.

곰곰 생각해봐야 한다. 대한민국의 양심은 어디로 간 것일까. 이러고서, 선진국 대한민국과 일등 국민을 희망하는가. 바로 잡아야 할 일이다. 어릴 때부터 법과 질서에 대한 교육을 서둘러야 한다. 사회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확히 말해줘야 한다.

세상의 기본은 철학이다. 그 철학을 먼저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현실에 놀라고 분노하기 전에 말이다.

법이란 게 무엇이며, 질서란 게 왜 필요하며,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며, 잘 지키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말이다. 그게 대한민국을 바로세우는 일이다. 되돌아 보자.

“나는 대한민국의 법과 질서에 둔감한 양심을 가진 사람은 아닌지” 반성해보자. “나의 양심은 긴장하고 있는가”를 말이다.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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