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KT 6연패…전창진호 화약고 터졌나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11.03 09:56  수정 2014.11.03 10:02

3승 7패 리그 9위..PO 단골손님 낯선 그림

선수 영입-신인 육성 실패..고질적 불안요소

전창진 감독이 KT 사령탑 부임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 부산 KT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부산 KT가 6연패 수렁에 빠졌다.

KT는 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창원 LG전에서 4쿼터 고비를 넘지 못하고 56-61로 역전패했다. KT는 3승 7패로 9위에 그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KT는 현재 위기다. 표면적인 이유는 역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돼 부상한 간판슈터 조성민 공백이 뼈아프지만, 단지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최근 KT 부진은 최근 몇 년간 누적돼온 KT의 고질적 불안 요소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발생한 문제다.

KT는 기본적으로 국내 선수 전력이 강한 팀이 아니다. 조성민을 제외하면 상대를 압도하는 포지션이 없고 높이도 약하다. 송영진, 전태풍, 오용준 등은 모두 30대를 훌쩍 넘겨 전성기를 지나고 있는 노장들이다.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농구를 구사해야 하는 KT로서는 리바운드와 체력 싸움에서의 열세가 크다.

그만큼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

전창진 감독이 올해 야심차게 선발한 마커스 루이스는 경기당 8.2득점 6.8리바운드에 그치며 최근에는 찰스 로드에게 1순위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빅맨으로서는 언더사이즈인 데다 KT 특유의 조직적인 농구에 적응하지 못해 겉돌고 있다. 당초 시즌 전에 루이스 중심으로 준비했던 전술 패턴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그나마 KT에 3년 만에 복귀한 로드가 점점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로드는 LG전에서도 올 시즌 최다인 26득점에 10리바운드의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KT를 홀로 이끌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기복이 있는 로드의 한계는 LG전 4쿼터에 그대로 드러났다. 로드에게만 의존한 단조로운 공격루트로는 한계가 뚜렷했다.

KT는 전창진 감독이 부임한 이후 최근 5시즌 동안 4차례나 4강에 진출하며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으로 자리 잡았다. 탁월한 선수장악력과 용병술을 바탕으로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성적을 끌어내는 전창진 감독의 역량 덕분이다.

하지만 꾸준한 성적과는 정반대로 KT의 전력은 오히려 해마다 약화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전창진 감독은 선수영입과 신인 육성 등에서는 전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박상오, 김영환, 양우섭, 장재석, 김현중 등 많은 선수들이 KT를 떠났다. 이중에서는 지금도 다른 팀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하거나, 오히려 KT를 떠난 이후에 빛을 본 선수들도 상당수다.

반면 기존 선수들을 내준 대가로 영입했던 자원들은 KT에서 그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전창진 감독 부임 전까지 포워드 왕국으로 불렸던 KT는 이제 리그에서 포워드 라인이 가장 약한 팀이 됐고, 팀의 미래를 걸만한 유망주들보다 점점 노장들만 넘쳐나는 '경로당' 팀이 돼가고 있다.

어쩌면 조성민의 빈자리보다 더욱 뼈아픈 KT의 현실이다. KT의 최근 부진은 언젠가 한번은 터질 수밖에 없었던 화약고였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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