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발동 걸린 넥센 판타스틱4 일원 중 하나인 밴헤켄이 적장인 삼성 류중일 감독의 머릿속까지 지배했다.
밴헤켄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 한국시리즈 4차전서 7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팀의 9-3 대승을 이끌었다.
당연히 4차전 데일리MVP는 밴헤켄에게 돌아갔다. 이날 밴헤켄은 6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칠 정도로 완벽한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투구 수도 고작 81개에 불과했다. 오죽하면 경기 후 삼성 류중일 감독은 5차전 선발을 예고하며 밴덴헐크를 “밴헤켄”이라 말할 정도였다.
넥센은 올 시즌 4명의 최우수선수(MVP) 후보를 배출했다. 밴헤켄을 비롯해 강정호, 박병호, 서건창이 그들이다. 한 구단에서 4명의 MVP 후보가 배출된 것은 역대 두 번째이며, 1987년 삼성(장효조, 김시진, 김성래, 이만수) 이후 27년 만이다.
이들 4명은 누가 MVP를 받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의미 있는 한 시즌을 보냈다. 먼저 밴헤켄은 31경기에 등판해 20승 6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2007년 두산 리오스 이후 7년만의 20승 대기록이다.
공격 첨병 역할을 담당한 서건창은 한 시즌 최다 안타(200안타) 신기록을 수립했고, 유격수 강정호는 40홈런을 기록하며 역대 유격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공격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박병호는 2003년 이승엽 이후 11년 만에 50홈런 고지를 밟은 국가대표 4번 타자로 거듭났다.
한국시리즈 들어 넥센의 승리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MVP 후보인 강정호(1차전)와 밴헤켄(4차전)이 승리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정호는 대구 원정에서 열린 1차전에서 팀의 4득점 중 3점을 자신의 방망이로 만들어냈다. 이 가운데 8회 터진 결승 투런 홈런이 백미였다. 타력의 팀 넥센은 홈런포가 터져야 승리한다는 공식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제 관심은 남은 판타스틱4의 서건창과 박병호다. 3차전서 나란히 무안타로 침묵했던 두 선수는 4차전서 방망이 예열을 마쳤다.
서건창은 4차전서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고 나가 2루와 3루를 한꺼번에 훔친 뒤 유한준의 희생플라이로 첫 득점에 성공했다. 넥센은 서건창이 출루해 상대 배터리를 흔들어야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강해지는 팀이다.
2차전서 홈런맛을 봤던 박병호는 전체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지만 영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리고 박병호 우산효과는 유한준의 방망이가 폭발한 4차전서 입증됐다. 박병호와의 승부가 부담스러웠던 배영수는 2사 후 유한준을 맞아 이닝을 끝내려다 투런포를 맞고 말았다.
이제 무대는 잠실이다. 잠실은 서건창에게 약속의 땅이나 다름없다. 서건창은 올 시즌 잠실에서 타율 0.443(70타수 31안타)으로 안방인 목동(타율 0.387)보다 훨씬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5~7차전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박병호는 잠실 구장서 홈에서 만큼의 괴력은 발휘하지 못했지만 전통적으로 삼성에 강하다는 이점이 있다. 삼성전 16경기서 타율 0.286 7홈런 13타점으로 두산, NC 다음으로 많은 홈런을 뽑아냈다. 서건창, 박병호가 각각 1경기씩만 책임져준다면 넥센의 창단 첫 우승도 성큼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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