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막말하는 이유는...지역에서는 사랑받기에...
중앙 정치무대에서 논란 일으켜 언론에 많이 노출
지역에 의정활동 소개할때 사진 등 자료로 활용
“종북하지 말고 월북하지.”
“좌파테러리스트들이 정부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다.”
“강원도안으로 주장하려면 강원도가 도민들한테 세금을 더 걷어서 강원도 돈으로 하라.”
“정부, 여당은 차마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되는 짓을 서슴없이 저지른 최악의 패륜집단이다.”
올 한해 정치권에서 쏟아진 현역 국회의원들의 수많은 막말 가운데 일부분이다. 그간 의원들의 막말은 무수한 정치권의 논란 중에서도 단골메뉴로 꼽힌다. 소위 ‘식자층’이라는 의원들이 막말을 쏟아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답은 단순했다. 표를 위해서다.
의원들의 막말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국회 본회의는 물론 각 상임위원회 활동 중에 의원들끼리 설전을 주고받던 중 막말은 어김없이 터져나온다. 현장이 방송사를 통해 전국에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음을 사전에 알려도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뿐만 아니다. 각 정당에서 오전마다 실시되는 공식회의 일정과 언론을 불러놓고 진행하는 기자회견, 각종 세미나 및 포럼 등 막말이 쏟아지는 장소 또한 다양하다. 해당 막말이 논란이 돼 비판적인 여론을 형성할 것이 뻔한 상황인데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막말의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귀태, 패륜집단’ 등 특정인이나 집단을 향한 부당한 표현은 물론이거니와 친구 사이에 사용해도 상대방의 분노를 야기시키는 욕설까지 난무한다. ‘국민의 대표’라는 의원답게 일반 국민들 사이에 사용되는 모든 막말이 국회에서 오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뻔히 논란이 될 것을 알면서도 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막말이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데일리안’이 만난 현역 의원 및 정치권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표가 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최근 본지와 만나 “지역구 의원의 경우 국회에서의 활동을 지역구에 알리는 데 가장 좋은 수단은 결국 언론, 특히 방송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라며 “내용이야 어찌됐든 방송에 많이 노출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지역구를 관리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지역구에서는 앞뒤 상황이 세부적으로 어떻게 된 것인지 등을 세부적으로 따져서 보지 않는다”면서 “일단 자기 지역구 의원이 방송 등에 나와서 호통 치면 ‘아이고, 우리 △△이가 중앙에서 잘하고 있네’라고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즉, 중앙 정치무대에서 막말 등을 통해 논란의 중심에 선 뒤 언론에 많이 노출되는 것 자체가 지역구에서는 홍보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앙에서의 논란이 지역에서는 사랑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의원들이 막말을 쏟아내는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사람들의 뇌리에서 쉽게 잊혀지기 때문이다. 자신이 빚은 논란을 비판하는 기사는 쏟아지는 다른 기사들에 의해 쉽게 묻혀진다. 한차례 논란이 지나가면 그 뒤에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습이 담긴 멋진 사진이 마치 ‘전리품’처럼 남게 된다.
한 보좌관은 “논란을 지적한 기사는 순식간에 사라지지만 당시 현장을 담은 사진은 오랫동안 남게 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며 “논란 당시 촬영된 사진에 ‘△월△일 △△에서 △△를 상대로 호통을 치고 있다’는 설명을 붙이면 아주 훌륭한 의정보고용 아이템이 된다”고 귀뜸했다.
실제 의원들이 매년 지역구에 배포하는 두꺼운 의정보고서를 살펴보면 의정활동을 소개하는 글은 아주 소수이고, 대부분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글은 꼼꼼하게 읽어야 내용을 알 수 있지만 사진은 눈으로 스쳐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또다른 보좌관은 “의원들이 의정보고서를 작성할 때 가장 선호하는 게 사진”이라며 “보좌관 입장에서는 평소 의정활동이 담긴 사진을 구하기 힘든 데 한번씩 언론의 조명을 받게 되면 업무가 아주 쉬워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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