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는 올 시즌 선발진의 활약 덕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좋은 투수 덕을 봤다. 하지만 이면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약점이 있었고, 그것이 또 다른 약점을 더 키우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올해 다저스 선발진의 전체 평균자책점은 3.20으로 워싱턴(3.04)에 이어 내셔널리그 2위. 선발투수들이 기록한 76승 44패의 성적 역시 다승과 승률에서 단연 1위였다. 하지만 선발진이 책임진 이닝은 975이닝으로 리그 8위로 처진다.
만장일치 사이영상의 주인공 클레이튼 커쇼는 27경기에 등판해 198.1이닝을 소화했다. 경기당 평균 7.33이닝을 책임진 최고의 이닝이터지만, 시즌 초 부상으로 인한 결장이 아쉬웠다. 2선발 잭 그레인키는 32경기에서 202.1이닝을 책임졌는데, 리그 최고의 2선발이라면 그보다는 더 많은 이닝에 나서야 했다.
류현진과 댄 하렌, 그리고 조쉬 베켓은 경기당 평균 투구이닝이 6이닝 미만이었다. 커쇼와 류현진, 베켓의 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 다저스는 162경기 중 25경기를 5명의 주전 선발이 아닌 다른 투수들에게 맡겨야 했다. 그리고 로베르토 에르난데스를 비롯한 대체선발 요원들은 평균 5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기 일쑤였다.
무엇보다 다저스의 올 시즌 가장 큰 실패 원인은 불안한 불펜이다. 특히 선발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오래 버텨주지 못하자 불펜에 많은 부하가 걸렸고 시즌 내내 반복된 악순환은 월드시리즈 우승 실패로 이어졌다.
불펜 불안의 약점을 없애기 위해 반드시 좋은 구원투수를 영입할 필요는 없다. 선발투수들이 좀 더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책임져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다저스가 이번 FA 시장에서 또 한 명의 에이스급 선발투수를 영입하려는 이유다.
커쇼는 부상만 없다면 한 시즌 230이닝 이상 책임질 수 있는 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다. 실제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232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2선발 그레인키의 최근 4년간은 연평균 191이닝에 그쳤고, 3선발 류현진도 2년 평균 172이닝이었다. 최근 리그의 추세로 봤을 때 하렌은 4선발로 평균 이상이라 보기 어렵고, 5선발 역시 물음표 투성이다.
이번 FA 시장에는 2013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맥스 슈어저를 비롯해, 존 레스터, 제임스 쉴즈 등 정상급 선발투수들이 나와 있다. 다저스는 이들 모두에게 관심을 표하고 있으며, 트레이드를 통해 필라델피아의 좌완 에이스 콜 해멀스 영입에도 뛰어든 상태다.
이들은 모두 200이닝 이상을 너끈히 책임져줄 수 있는 투수들이다. 특히 쉴즈의 경우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233이닝을 책임진 현존 최고의 이닝이터로 손꼽힌다.
다만 레스터와 하멜스는 좌완으로 커쇼, 류현진을 보유하고 있는 입장에서 또 다시 사우스포를 보강할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슈어져의 경우 몸값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맷 켐프의 트레이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이상, 다저스가 노리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최종 대안은 쉴즈가 될 수 있다. 오른손 투수인 쉴즈는 슈어져에 비해 몸값이 적다는 이점이 있다. 물론 최근 불거진 루머대로 켐프를 내주고 데이빗 프라이스를 받아오는 방안도 있는데 올 시즌 양 대 리그를 최다 이닝 소화 선수를 손쉽게 얻어올지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다저스의 스토브 리그는 이닝이터 보강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부문 신임 사장이 과연 어떤 마법을 부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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