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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켐프 보낸 다저스, 믿고 읽는 장밋빛 시나리오


입력 2014.12.14 07:34 수정 2014.12.16 10:3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홍석 객원기자

내년 시즌도 지키고 미래도 안배한 광폭 트레이드

신임 프리드먼 사장의 천재적 능력 다저스에서도 작동

일련의 변화 속에 국내팬들 상당수는 '도루왕' 고든이 다저스에서 트레이드 된 것을 아까워한다. ⓒ 게티이미지

LA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신임 사장의 '천재성'은 빅마켓 팀으로 옮긴 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LA 다저스는 몇 번의 트레이드와 FA 영입을 통해 하루 만에 윈터미팅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 결과 다저스는 더 강한 선발진과 불펜, 그리고 내야진을 구축했다.

오프시즌이 되면서 주전 유격수 헨리 라미레즈가 FA가 되어 팀을 떠났다. 그리고 최근의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 2루수(디 고든)와 4선발(댄 해런)이 마이애미로, 프랜차이즈 스타인 주전 우익수(맷 켐프)는 샌디에이고로 보냈다. 백업 내야수(미겔 로하스)와 후보 포수(팀 페데로비치)도 이들 틈에 끼어 함께 보냈다.

대신 MVP 수상 경력이 있는 유격수(지미 롤린스)와 올스타 출신 2루수(하위 켄드릭), 그리고 공격력이 뛰어난 포수(야스마니 그랜달)를 얻었다. 쓸만한 불펜 요원(크리스 해처)과 수준급 유망주도 4명(오스틴 반스, 엔리케 에르난데스, 조 위랜드, 잭 에플린)이나 받아왔다. 그리고 FA 계약을 통해 새로운 4선발(브랜든 맥카시) 보강에도 성공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롤린스의 경우 다저스로 이적하는 것이 확정됐지만, 그 구체적인 트레이드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정상급 좌완 에이스 중 한 명인 콜 하멜스가 포함될 수도 있다는 루머도 흘러나왔다. 그리고 여기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얻어온 유망주들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하멜스 영입마저 성공한다면,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강력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게 된다. 기존 커쇼-그레인키의 원투펀치에 하멜스까지 더한 삼각 편대의 위용은 감히 따라올 곳이 없다. 류현진과 맥카시가 4~5선발이라면 더 할 말이 없다.

라미레즈와 켐프 공백으로 인한 공격력의 저하를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올 시즌 라미레즈와 고든, 그리고 주전 포수 A.J. 엘리스는 18홈런 130타점 78도루를 합작했다. 이들의 자리를 대신할 롤린스와 켄드릭, 그리고 그랜달은 합계 39홈런 179타점 45도루를 기록했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공격력이 훨씬 세다.

후반기 맹활약을 펼치며 25홈런 89타점의 시즌 기록을 남긴 켐프의 빈자리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다저스의 외야에는 올해 트리플A에서 33홈런 30도루를 기록한 특급 유망주 작 피더슨이 있다. 푸이그와 피더슨이 외야의 두 자리를 맡고 칼 크로포드와 안드레 이디어가 어느 정도 활약한다면, 켐프라는 이름은 생각보다 빨리 잊힐 수 있다.

수비에서의 변화는 공격 이상으로 주목할 만하다. ‘ESPN’에 의하면, 롤린스의 대체 선수 대비 수비 기여도(DWAR)는 규정타석을 채운 21명의 유격수 가운데 7위, 라미레즈는 19위였다. 또 켄드릭은 19명의 2루수 가운데 5위, 고든은 13위였다. 국내 팬들도 내년에는 류현진 선발등판 경기를 좀 더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게 된 셈이다.

롤린스와 켄드릭은 내년 시즌의 주요 전력이자 세대교체의 연결고리 역할을 동시에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들의 계약은 모두 내년을 끝으로 만료된다. 그리고 다저스에는 올 시즌 나란히 마이너리그를 평정한 코리 시거와 알렉스 게레로라는 신예 키스톤 콤비가 착실히 성장하고 있다.

시거는 올 시즌 상위 싱글A와 더블A에서 118경기 20홈런 97타점 타율 0.349의 괴물 같은 성적을 기록한 대형 유격수. 쿠바 출신의 2루수 게레로는 마이너리그 77경기에서 17홈런 57타점 타율 0.333을 기록하며 빅리그 무대까지 밟았다.

이번 일련의 변화 속에서 국내 팬들 중 상당수는 '도루왕' 고든이 트레이드 된 것을 아까워한다. 하지만 고든은 파워와 선구안이 심각한 수준이다. 올 시즌 타율 0.289를 기록했지만 출루율(0.326)과 장타율(0.378)이 낮아 OPS는 리그 평균을 간신히 웃돌았다.

무엇보다 시거와 게레로의 가능성과 성장세를 감안했을 때, 고든은 다저스의 미래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급 유망주 둘은 내년 시즌 롤린스와 켄드릭의 백업으로 빅리그 적응기를 가진 후 2016년부터는 주전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크다.

프리드먼 사장은 최근의 트레이드와 FA 영입을 통해 팀 체질 개선과 함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붙잡고자 했다. 당장 공수에서 안정감 있는 키스톤 콤비를 구축했고, 선발진을 업그레이드했다. 가장 큰 약점이었던 불펜과 포수 보강에도 성공했다. 그리고 미래의 주역이 될 선수들이 설 자리까지 만들어줬다.

롤린스 트레이드에 하멜스 포함 여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내년 시즌의 다저스는 올해의 다저스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팀을 강하게 하면서 미래까지 안배하는 넓은 시야, 이것이 탬파베이 시절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왔던 프리드먼 사장의 능력이다. 그리고 그것이 다저스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

김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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