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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연패팀들, 기묘한 불우이웃돕기?


입력 2014.12.17 14:08 수정 2014.12.17 14:1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전자랜드-KCC-삼성 ‘9연패’ KT ‘8연패’

서로를 제물삼아 연패 탈출..기묘한 운명

서울 삼성이 인천 전자랜드를 꺾고 6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 서울 삼성

연패하는 팀의 사정은 역시 연패를 겪어본 팀들이 헤아려주는 것일까.

올 시즌 프로농구 최다 연패 팀들 간 얄궂은 먹이사슬이 눈길을 끈다. 최근 6연패 중이던 서울 삼성은 1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3라운드 홈경기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상대로 75-66 승리를 거뒀다.

전자랜드는 에이스 리카르도 포웰이 발목 부상으로 3분밖에 출장하지 못했고, 후반 들어 수비가 급격하게 무너지며 3연승이 중단됐다.

공교롭게도 전자랜드가 연승을 달리다가 연패팀에 덜미를 잡히며 본의 아니게 '불우이웃돕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시즌 초반 개막 3연패 늪에 빠져 허우적대던 안양 KGC에게 10월 18일 시즌 첫 승을 헌납하며 3연승에 실패했다.

지난 2일에는 9연패에 빠졌던 KCC를 올 시즌 첫 두 자릿수 연패의 위기에서 구원한 팀도 전자랜드였다. 당시 전자랜드는 졸전을 펼치며 77-88로 완패하고 올 시즌 최다 6연승 행진이 어이없이 멈췄다.

전자랜드도 올 시즌 한때 9연패 부진에 빠진 바 있다. 최악의 위기에 빠진 전자랜드를 구원해준 팀은 부산 KT였다. 전자랜드는 지난달 14일 KT전에서 91-66으로 완승하며 이후 바로 6연승의 상승세를 내달렸다.

KT는 전자랜드와 비슷한 시기에 8연패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런 KT를 벼랑 끝에서 살린 것은 바로 삼성이었다. KT는 11월 12일 경기에서 삼성을 84-60으로 대승하며 기사회생했다. 바로 다음 경기에서 KT가 전자랜드의 9연패 탈출 제물이 되기 불과 이틀 전의 일이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만에 이번에는 삼성이 또 전자랜드를 제물삼아 6연패를 탈출했으니 그야말로 연패 팀들 간의 물고 물리는 기묘한 먹이사슬이 아닐 수 없다.

전자랜드-KCC-삼성은 올 시즌 나란히 9연패를 한 차례씩 당했고, KT는 8연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4팀은 서로가 서로를 제물로 연패에서 벗어나는 끈끈한 유대관계를 구축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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