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국내 중소기업 보호 어떻게?

박영국 기자

입력 2014.12.25 06:00  수정 2014.12.25 10:30

정부와 기업 차원 전방위적 대책 마련 필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한중 FTA 발효 이후 국내 중소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영향을 최대화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차원의 전방위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소기업연구원은 25일 발표한 ‘한중 FTA의 대(對)중소기업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중FTA에 대한 국내 중소기업의 관심과 대응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제언했다.

중기연구원은 한중 FTA 효과에 대해 “기존 FTA 대비 타결 수준이 낮아 개방효과가 예상보다 작을 것”이라며, “업종별로 효과가 상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는 디지털가전, 비금속광물제품, 생활용품, 정밀화학, 철강 등을 꼽으면서 이들 업종은 관세율이 전체 평균 및 대중국 관세율 보다 높아 혜택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동차와 석유화학 일부는 양허에서 제외되거나 장기간에 걸쳐 개방될 계획이어서 혜택이 작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시장 개방과 관련해서는 우리 중소기업 제품이 가격경쟁력에서 중국에 크게 밀리는 업종, 저부가가치·단순가공 품목의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적잖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제품경쟁력을 보유한 아라미드와 피혁은 유리하겠지만, 제조업체가 대부분 영세한 화학섬유·직물과 포대는 피해가 우려되며, 특히 영세소기업과 소공인이 주로 종사하는 가구·욕실자재용품 등 생활용품, 뿌리산업 관련 업종 역시 타격이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용접기, 단조장비 및 주물 등 우리나라만 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업종은 혜택 면에서 불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기연구원은 한중 FTA가 기업 규모의 경쟁구도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소상공인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단, 그 경로는 기존 한미 FTA와는 상이한 형태로 전개될 것이라면서, 한미 FTA가 미국 거대기업으로 하여금 서비스업, 유통과 같이 소상인 터전에 진출할 수 있는 채널을 열어준 데 반해, 한중 FTA는 소상공인 생업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측면은 한중 FTA 협정문에 근거, 통관・인증 등의 비관세장벽이 완화될 경우 중소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특히 중국의 CCC 인증이 완화될 경우, 그간 2~3년의 수출지연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의약품, 놀이터 ·공원 시설물, 방송통신 장비, 뿌리산업 관련 장비 등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48시간 내 통관원칙과 관세위원회 설치, TRIPs plus 수준의 지재권 보호는 그간 중국진출에 어려움이 컸던 중소기업의 판로 확장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기연구원은 한중 FTA 영향에 효과적으로 대응,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정부 및 기업차원의 전 방위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먼저, 한중 FTA 영향분석 또는 대책마련시 업종 내 기업의 분포·특성 등을 고려해 중소기업에 대한 중장기적 영향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체결된 FTA와 달리 동일 업종 내에서도 내수기업 여부, 기술수준·기업규모 등에 따라 수혜·피해계층이 갈릴 수 있는 만큼, 대책마련시 보다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로, 기존 FTA 지원 및 활용제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보다 중소기업 친화적으로 정비함으로써 활용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조정지원제도의 경우 정확한 무역피해 규모산정과 예산책정, 피해 signalling 시스템 구축 등 운영체계 전반의 개선과 FTA 교육·컨설팅 등 활용제도의 업종별·지역별 특화 및 전문화, 생산효율성 제고를 위한 시설운영 및 현대화 자금지원, 한중 FTA 전용 R&D를 통한 기술·개발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셋째로는 소공인·소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추되, 금전적 보존을 넘어 근본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대책마련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소공인의 소상인화 방지를 위해 지역 소상공인의 규모화가 필요하며, 업종별 소상공인 밀집지역, 대중국 교역규모가 큰 대구, 경북 등을 중심으로 소상공인 FTA 통합지원프로그램(교육·컨설팅·기술지원 등)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소상공인 글로벌화가 추진되어야 하며, 이들의 영세성을 고려, 점포단위가 아닌 시장 혹은 협회단위로 특화상품을 개발·수출하고 동시에 관광상품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중기연구원은 설명했다.

넷째로, 한중 FTA 대책마련시 활용 가능한 중소기업 정책들에 대해서도 다각도적인 검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록 해외진출제도가 아니더라도, 중소기업 제품 간 경쟁제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등 관련제도를 검토·활용함으로써 동 FTA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섯째로, 기존 FTA 체결국들의 내수시장 공략을 통해 한중 FTA의 피해를 상쇄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피해 예상업종의 경우, 중국산의 국내시장 잠식을 우려만 하기보다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등을 통해 타 FTA 체결국들의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 진출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여섯째로, 중국의 빠른 기술추격과 분업구조 재편·심화를 고려,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전략 정비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중국이 미처 추격하지 못한 중소기업의 암묵지를 발굴·활용함으로써 중장기적 먹거리를 확보하는 방안, 중저가제품에 대해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우리의 미래 수출제품을 고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생활용품 등 중저가제품에 대해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 디자인·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함으로써 미래 수출제품을 고급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기연구원은 마지막으로, 실 경제주체인 중소기업 차원의 대책마련과 FTA 활용 정도에 따라 한중 FTA의 효과가 배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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