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100% 가져오겠다"
더불어민주당 공개 선언에
국민의힘 "일당 독재 선언"
이낙연 "民, 폭주 어디까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6월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앞두고 '상임위원회 100% 장악'을 선언했다. 자당이 민생법안이라고 자평한 각종 법안 추진에 국민의힘이 비협조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야 협상으로 분배되고, 집권 여당의 입법 독주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견제 수단이 헌정 38년 만에 무산될 위기에 봉착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3일 경남 봉하마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해 "민주당은 집권여당의 책임과 국민에 대한 도리를 다하기 위해 후반기 상임위 구성과 운영을 100% 민주당이 맡아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 18개 상임위 중 의석수에 따라 11곳은 민주당이, 국민의힘은 7곳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민생경제 불씨를 살리기 위해 합심해도 모자란데 22대 국회 개회 이후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정무위원회의 법안 통과율은 고작 17.6%에 불과하다"며 "환율안정 3법, 자본시장법, 상법 등 시급한 민생 법안 처리가 지연될수록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 된다. 국민의 삶을 담보로 한 무책임한 태업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100% 일하는 민주당이 맡아 책임지고 하겠다는 원칙"이라며 "우리도 미국식으로 전 상임위를 독식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정무위원회를 직접 거론해 "야당이 위원장이면 일을 못하느냐"라고 지적하자, 집권 여당이 '독식'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상임위 전면 장악 의지를 역설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024년 총선 승리 후 22대 국회 상반기 원 구성 당시 18개 상임위원회 중 11개 상임위원장을 차지했다. 관례상 원내 제2당 몫으로 여겨지던 법사위원장직을 차지해 국민의힘의 정면 반발을 샀다. 이는 21대 국회에서 180석 과반 의석에도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에서 법안을 처리해주지 않았던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었다.
이후 지난해 대선에 승리한 민주당은 당 의원들이 법사위, 행정안전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장 직을 맡아 검찰개혁 등 쟁점 입법을 일사불란하게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조세·산업 등 주요 경제 관련 입법은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을 맡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민주당으로부터 지속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 선언에 국민의힘은 다수당에 의한 '국회 장악 선언'이자 '일당 독재'의 공개선언이라고 정면 반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수당에 의한 국회의 100% 장악 선언이자 100% 일당 독재 공개 선언"이라며 "반민주적·반헌법적·반역사적인 독주와 폭정의 시대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국회 장악 선언을 의원총회에서 발표하기 앞서 지난 18일 김어준 씨의 방송에 나가 미리 계획을 보고했다"며 "그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서 언론을 상대로 윽박지르면서 언론 길들이기에 나서고, 다주택자들에게 엄포를 놓으면서 사회적인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시중에 파다하게 나돌고 있다"며 "'몸통은 하나, 머리는 3개'가 있는 케르베로스 같은 괴물 정권이 현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정권 출범에 앞서 입법 독주와 이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리스크 총력 방어에 나서던 민주당을 비판하며 탈당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일갈도 이어졌다. 이 전 총리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상임위원장을 원내교섭단체 의석 비율로 배분하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만든 전통"이라고 운을 뗐다.
아울러 "그 전통은 여소야대에서도, 여대야소에서도 지금까지 지켜져 왔다. 지금 민주당은 그 자랑스러운 전통을 깨려 하고 있다"며 "38년의 전통을 깨고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점하려고 한다. (민주당의) 폭주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 폭주의 끝은 어디일까"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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