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송곳 검증에 빛바랜 '행정가' 면모…與, 경선 과열 어디까지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3.24 04:05  수정 2026.03.24 04:05

지지율 선두 '鄭 잡기' 혈안

"근거 없는 의혹이 검증?"…

'후보 경쟁력' 훼손 우려 제기

"상대는 野"…집중 검증 예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당내 경선이 과열되는 분위기다.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 후보로 꼽히는 정원오 예비후보에 대한 당내 경쟁자들의 송곳 검증이 이뤄지자, 정 후보 측이 '네거티브'라면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 검증인지 흑색선전인지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정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원오 후보 캠프에서 선거대책총괄본부장이었던 채현일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은 검증이 아니라 왜곡"이라고 반발했다.


현재 당내 후보들은 정 후보를 둘러싼 도이치모터스와의 유착 관계에 대해 검증에 나서고 있다. 도이치모터스가 성동구청에 기부를 시작한 이후, 본사 이전 관련 행정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졌다는 의심에서 시작된 논란이다. 여기에 정 후보가 지난 2025년 9월 이 기업이 협찬한 '성동구청장배 골프대회'에 참석해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와 같은 헤드 테이블에서 나란히 식사하는 사진까지 공개되면서 '친분설' 논란은 확산됐다.


정 후보 측은 처음 의혹을 제기한 야권에 "어려운 성동구민을 위한 공식 기부를 '경제 공동체'로 동일 선상에서 엮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지만, 당내 후보들은 이 논란을 들어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검증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채 의원은 "현재 우리 당내 경선 분위기가 제 마음을 무겁게 한다"면서 "당내 선거는 본선 승리를 위해 서로의 비전을 겨루고, 1000만 시민 앞에 당의 역량을 증명하는 '포지티브 정책 경쟁'의 장이 되어야 하는데, 작금의 상황은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특히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는 네거티브 경선으로 과연 우리가 어떻게 본선 승리를 확신할 수 있겠나"면서 "공직자에 대한 높은 도덕적 기준은 당연히 요구되어야 하지만, 정당한 검증이어야지 근거 없는 의혹 부풀리기여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를 둘러싼 대표적인 의혹은 도이치모터스와의 유착설이다. 채 의원은 우선 정 후보의 도이치모터스 협찬 골프대회 참석을 두고 "지역 공식 행사에 내빈으로 참석해 축사하고 주최 측이 마련한 자리에 앉는 것은 지극히 통상적인 직무 수행"이라고 반박했다. 기부금 덕분에 도이치모터스 본사 이전 절차가 간소화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기부금 수령과 배분은 독립 법인인 복지 단체가 엄격하고 투명한 공개 절차에 따라 처리한다"고 일축했다.


정 후보 측은 당내 후보들의 공세에 '네거티브'라고 불쾌감을 드러내지만, 경쟁자 측에선 '후보 검증'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정 후보의 일부 해명이 부정확하다는 점을 들어 "정치의 시작은 신뢰"라면서 더욱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의혹뿐만 아니라 성동구청장 당시 정 후보의 구정 성과와 서울시 공약 등 '정책' 역시 검증대에 오르고 있다.


우선 박주민 후보는 정 후보의 도이치모터스 논란을 정조준하며 검증에 나서고 있다. 도이치모터스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과 연루된 탓에 정 후보 입장에선 뼈아픈 지점이다. 다만 박 후보는 야권의 '경제 공동체' 주장과는 결이 다른데, 이른바 '도덕적 감수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논란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기업 후원을 받는 것이 적절했냐는 지적이다.


박 후보는 이날 BBS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민주당은 주가조작을 밝히기 위해 5년 이상 에너지를 쏟아왔고, 도이치모터스는 임원이 직접 나서 주가를 조작해 시민의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며 "그런 기업의 후원을 받는 것이 민주당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도덕적 감수성에 맞는 것인지를 질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영 박 후보 캠프 공보단장 역시 입장문을 통해 "정 후보는 내빈으로 참석했다고 했지만, 해당 골프대회에 실제 라운딩에 참여해 골프를 친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라면, 서울시민과 민주당원 앞에 정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지난 20일 토론회에서 도이치모터스가 협찬한 골프대회에 "내빈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골프까지 직접 친 것으로 나타나자 이를 꼬집은 것이다.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경선 합동토론회에서 예비후보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형남, 정원오, 전현희, 박주민, 김영배 예비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전현희 후보의 검증은 더욱 매섭다. 정 후보가 성동구청장 시절 추진한 성동형 공공버스(성공버스)를 두고 "편법 운영과 세금 낭비"라고 주장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버스 사업과 동일 선상에 놨다. 특히 정 후보가 성공버스 사례를 서울시 성공 모델로 제시하자,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면 세금 낭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전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중교통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제정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근거한 일반 마을버스와 달리, 성공버스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기반하기 때문에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이 최우선시돼야 한다"며 "성공버스는 장애인용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아 애초 목적인 휠체어 이용 장애인 등은 아예 탈 수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공버스는 오 시장의 '한강버스'와 다를 바 없는 혈세 낭비이자 전시 행정의 표본"이라면서 "도입 취지인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없는 사업에 시민의 혈세를 투입하는 것은 전형적인 선심성 예산 낭비"라고 주장했다.


경쟁자들의 날 선 지적에 정 후보 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책과 비전을 놓고 검증해야 하는 경선이 '네거티브 경연'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캠프 측은 경선이 과열되면서 정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정 후보는 3선 성동구청장 출신인 만큼 '행정가' 면모를 부각하고 있는데, 경쟁자들의 집중 견제에 장점으로 내세운 성과가 오히려 '약점'으로 꼽히는 상황이다. 이는 정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된다면 야권의 공세 빌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경미 정 후보 캠프 대변인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경선을 앞두고 다급해진 마음은 이해하나, 당내 후보를 향한 근거 없는 비방은 원팀 정신을 훼손하고 본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자해 행위임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네거티브에서 벗어나 정책과 비전의 본령으로 돌아오라"고 경고했다.


특히 성공버스 논란에 대해선 "성동구의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시민의 이동권을 확대했다"며 "성과로 입증되고 시민의 호응을 받아온 체감 정책을 부정하는 것은 정책의 수혜자인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도이치모터스 논란을 두고서도 "윤석열 정부의 정치검찰이 이 대통령이 포함된 호주 출장 사진으로 대장동과 관련된 악의적 프레임을 씌웠던 구태 정치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다만 일부 상대 후보 측에선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본선에선 더욱 치열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 후보가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쌓은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아닌 논란에 휩싸이지 않으려는 '방어적인 태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만약 정 후보가 최종 후보에 선출되면 맞붙어야 하는 상대는 국민의힘인 만큼, 모든 역량을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 후보는 3선 구청장으로서 좋게 평가하지만, 지금 서울시장은 하나의 구가 아닌 시를 운영하는 것"이라면서 "정책에 대한 의문을 직접 나와서 설명하는 것이 부족하지 않은가. 정 후보 측은 네거티브라고 하지만 논란과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검증 차원에서 지적하는 것인데 모두 싸잡아 몰아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선에선 더욱 치열하게 토론하고 서로 검증받아야 한다"면서 "가만히 있는다고 후보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싸울 상대는 국민의힘인데, 이런 식으로 갈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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