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명당' 금융협회 부회장직 폐지에 기대와 우려
민간출신 협회장 선임으로 비관료 인사 탄력
업계 의견 전달하는 역할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해 손해보험협회를 시작으로 금융협회 부회장 자리가 없어질 예정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장상용 손해보험협회 부회장은 지난 15일 임기를 마쳤다. 이에 현재 손보협회 부회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아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현재 부회장직은 없애는 쪽으로 업계 의견을 듣고 있다"면서 "(부회장직을 없애는) 정관을 변경하는데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 손보협회를 비롯해 금융협회 부회장직은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들이 꿰찼다. 협회장은 금융위, 부회장은 금감원 출신 인사라는 암묵적 약속이 있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손보협회장과 생보협회장 자리에 민간출신이 들어오면서부터 변화가 감지됐다. 관피아나 금피아 등 낙하산 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업계 자율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협회 부회장직 폐지도 이 같은 변화의 연장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일부에선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협회장이 민간출신인 만큼 협회 내부에서 승진하거나 비관료 출신이 부회장직을 맡는 게 맞다"며 "그동안 금융협회 부회장직이 금감원 내부 출신 자리라는 상징성을 가졌던 만큼 이를 없애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부회장을 '예비 범죄자'로 몰고 간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지나치게 '비관료'만 선호하기에는 협회 업무 특성에도 맞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협회의 주업무는 업계를 대표해 정부에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업계에서만 일하던 사람이 정부와 입장을 조율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회장은 당국, 부회장은 금감원 출신이 맡았던 이유도 각자의 위치에서 업계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며 "이들의 과거 경력을 활용해 업계 전달하는 것을 모두 범죄처럼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사고"라고 진단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 부회장은 2월, 은행연합회는 3월 차례로 임기가 만료된다. 생명보험협회 부회장 임기는 오는 9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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