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운명의 날 밝았다…벼랑 끝 기적은 올까
31일 프로야구 1군 선수등록 시한 만료
계약 성사 안 되면 사실상 은퇴 수순
‘무적’ 신분인 김동주(39)의 거취는 어떻게 판가름 날까.
31일로 프로야구 1군 선수 등록 시한이 끝나는 가운데 김동주 진로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목곰’으로 불리며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동주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두산과의 인연을 정리했다. 두산에선 은퇴 후 지도자를 권유했으나 김동주는 현역 생활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김동주는 최근 2년간 줄곧 2군에서 머무르며 사실상 두산 전력에서 제외됐다.
당초 김동주는 KT행에 무게가 쏠리는 듯했다. 신생 구단으로 선수층이 얇은 KT는 조범현 감독이 직접 나서 김동주의 영입에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3년 연속 꼴찌’ 한화도 김동주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동주의 영입은 성사되지 않았다. 일단 실제로 협상에 나섰던 KT의 경우, 연봉에서 이견을 보이며 영입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부터 김동주를 바라보는 여론이 돌변했다. 김동주는 두산을 떠난 이후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의 명성을 버리고 재기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하지만 KT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김동주가 아닌 연봉 문제 등에서 개인의 자존심을 버리지 못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팬들의 반응은 싸늘해졌다.
김동주는 한때 국내 최고의 우타 거포로 명성을 떨쳤지만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이나 솔선수범하는 모습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현재 10개 구단 중 김동주의 자리를 간절히 필요로 할 만한 구단은 없다. 전성기가 지나 3루 수비 능력에 의문이 붙는 김동주는 1루 백업이나 대타 요원으로 분류하는데, 이미 각 구단은 다음 시즌을 대비한 전력 구상을 거의 마친 상황이다.
김동주가 높은 연봉이나 꾸준한 출전기회 보장을 협상 조건으로 내건다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김동주가 현실을 냉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동주가 올 시즌 어느 구단과도 계약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결국 은퇴 기로에 몰릴 수밖에 없다. 이미 몇 년간 1군 무대에서 제대로 활약한 기록이 없는 데다 다시 1년간의 무적 공백은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최근 KT행을 결정한 장성호나 NC에서 재기한 손민한의 사례처럼 전성기가 지닌 노장 선수가 다시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낮은 자세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국내 프로야구에 한 획을 그은 대선수가 팬들의 비웃음 속에 쓸쓸히 은퇴로 내몰리는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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