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히어로' 차두리(35·FC서울)가 3월 A매치에서 대표팀 은퇴식을 가질 예정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다음달 27일 우즈베키스탄, 31일 뉴질랜드와 국내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한 경기를 택해 하프타임에 차두리 은퇴식을 열어주겠다는 계획이다.
한 경기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다른 한 경기는 지방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울에서 열리는 경기가 차두리의 은퇴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차두리 소속팀 FC서울 홈구장이기도 하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은퇴식을 치른 것은 황선홍, 홍명보, 이운재, 안정환, 이영표 등이 있다. 가장 최근 대표팀 은퇴식을 치른 이영표는 2013년 11월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스위스와의 평가전에서 전반전이 끝난 뒤 은퇴식을 치렀다.
차두리는 2001년 대학생 신분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 부름을 받아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최근 ‘2015 아시안컵’까지 14년간 대표 선수로 활약했다.
2번의 월드컵 본선과 3번의 아시안컵 본선에 출전했고, ‘2002 한일월드컵’ 4강과 ‘2010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 아시안컵에서 27년만의 결승 진출 등 한국축구의 고비마다 굵직한 역사의 순간을 함께했다. A매치에는 총 75경기 뛰어 4골을 기록했다.
차두리는 한국축구의 황금세대로 꼽히는 2002 한일월드컵의 마지막 멤버다. 이천수(인천)나 김병지(전남)처럼 아직 현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있지만, 2015년까지 대표팀에서 활약한 멤버는 차두리가 유일하다.
선수생활 내내 굴곡도 많았고, 대표팀 역시 승선과 탈락을 반복하며 들쭉날쭉했던 순간이 잦았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살아남아 인정받는 멤버가 됐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무엇보다 기량이 떨어져서 등 떠밀려 은퇴하는 게 아니라 선수생활의 정점에서 박수를 받으며 명예롭게 퇴장한다는 것도 남다른 부분이다.
차두리는 35세의 나이에도 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일부에서는 은퇴를 만류해야한다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로 아쉬움을 샀다. 하지만 차두리는 당초의 소신을 바꾸지 않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선택했다. 차두리는 프로에서도 올 시즌까지만 활약한 뒤 현역에서 완전히 물러날 계획이다.
차두리의 대표팀 은퇴를 끝으로 한국축구에 많은 공헌을 남긴 2002세대의 역사적 피날레를 장식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차두리에게는 영광이자 그늘이기도 했던 부친 차범근의 후광을 뛰어넘어 오직 차두리의 이름만으로 한국축구의 레전드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충분해 보인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