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낙하산' 방지위한 지배구조개선안 잠정 확정
현직 회장에 '연임 우선권' 부여 "낙하산‧관피아 자유롭다"
KB금융지주가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때 현직 회장과 경영진에 우선권을 주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잠정 확정했다.
이는 지난해 ‘KB사태’의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해 3개월 동안의 외부 컨설팅 업체의 연구용역과 내부 논의 등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
신한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처럼 내부 인사가 차기 CEO가 되는 ‘경영승계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으로 ‘관피아’,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으로 KB금융은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KB금융은 주인이 없고, 내부승계의 전통이 자리 잡지 않아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주사 내부에 거대 계파를 키우는 등 배타적 승계 구조에 대한 부작용 우려도 있다. 금융권에선 이번 개선안을 두고 현직 프리미엄을 강화해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현직 회장이 후계구도 사안을 주도한 것이어서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금융연구원 이시연 연구위원은 “승계계획 수립을 주도하는 주체가 불명확하고, 현직 CEO는 이해상충 여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사회가 경영승계계획의 논의와 구축을 주도하는 주체가 되도록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기 CEO 선임의 칼자루는 현직 회장이 아닌 이사회가 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직 회장에 연임 여부 묻고 내부 평가…"시행착오 우려 있다"
KB금융의 개선안에선 현직 회장의 임기가 종료되기 전에 연임 의사를 본인에게 직접 물어 연임 의사를 밝히면 재직 당시 경영 실적과 내부 평가 등을 통해 연임 가능 여부를 검토하도록 했다. ‘현직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KB금융의 은행장, 카드사·손보사 등 주요 계열사 현직 CEO들도 차기 최고경영자 선임 때 1차 후보군에 포함되는 등 승계 과정에서 우선권을 얻도록 했다.
아울러 다른 금융사 CEO나 학계, 관료 출신 등 외부 인사라고 하더라도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실적을 올릴 경우 1차 후보군에 포함하는 등 외부영입의 문을 열어뒀다.
이는 최근 경쟁사의 전직 CEO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금융권 최초로 주주 제안을 받아들여 사외이사를 선정하는 등 ‘윤종규식 개혁’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다. KB금융 안팎에서는 지난해 지배구조 문제로 내홍을 겪은 뒤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한 관계자는 “2001년 금융지주회사 체제가 도입된 이후 불거진 문제들이 지배구조 개편 한 번으로 해결 될 일이 아니다”며 “당장 낙하산 인사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만,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문제가 있을 경우 지속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 유연함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KB금융은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를 최종 확정하고 지배구조 개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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