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 윤석민 복귀, 팬심 돌리고 불 붙이고
마운드 붕괴-타선 약화로 꼴찌 후보 거론
윤석민 복귀로 마운드 강화..팬들 관심 복원
마운드 붕괴 우려를 낳았던 KIA 타이거즈가 천군만마를 얻었다.
KIA는 윤석민(29)과 4년 총액 90억 원(계약금 40억원, 연봉 12억 5000만원)의 역대 FA 최고 대우로 계약을 마쳤다고 6일 발표했다.
이로써 윤석민은 2013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한 지 1년여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KIA는 윤석민이 국내 복귀 의사를 내비치자 관계자를 미국에 급파해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티모어는 2년간의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윤석민을 풀어줬다. 절차상 윤석민은 볼티모어에서 조건 없이 방출됐고 FA 자격으로 KIA와 계약하게 됐다.
윤석민의 복귀는 여러 면에서 KIA에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KIA는 선발진에 구멍이 뚫린 상태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선발 3자리는 좌완에이스 양현종과 두 외국인투수 조쉬 스틴슨(27), 필립 험버(33)의 몫이다.
남은 두 자리는 확실한 주인이 없었다. 이름값과 그동안의 경험 등을 감안했을 때 우완 정통파 김진우를 비롯해 좌완 임준섭, 잠수함 김병현 등의 경합을 예상했지만 하나 같이 몸 상태나 컨디션 등이 만족스럽지 않다.
윤석민의 복귀는 선발진에 이른바 이러한 변수의 폭을 좁히고 안정감을 더하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윤석민은 150km 이상의 강속구는 물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낮게 던질 수 있다. 140㎞에 이르는 고속 슬라이더는 빠른 직구와 더불어 상대 타선을 제압하는 최고의 무기다.
이른바 ‘완급조절’에도 능하다. 어린 투수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 중 하나는 초반에는 힘으로 밀어붙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구위가 떨어져 고전하는 것인데 윤석민은 노련한 피칭을 통해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주자가 없을 때는 가볍게 공을 던지다 위기 상황에서는 여지없이 전력투구를 한다. 이 같은 힘의 분배를 통해 후반에도 힘이 떨어지지 않고 150km대의 강속구 구사가 가능하다.
물론 윤석민은 현재 베스트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잔류 의지를 보이며 착실히 몸을 만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컨디션이 아주 좋은 상황이었다면 허무하게 밀려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기량이 워낙 뛰어나고 노련미까지 갖춘 투수인 만큼 KIA에서 안정적으로 기회를 얻는다면 충분히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는 지켜줄 것으로 평가된다. 당장 과거 전성기와 같은 활약은 펼치지 못하더라도 리그 평균 정도의 선발투수 역할 이상만 해준다면 KIA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선발진의 자리가 좁아진 만큼 기존의 김진우, 임준섭, 김병현 등은 물론 새로운 젊은 피로 떠오르고 있는 임기준(24)까지 무한 경쟁을 하게 된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아쉽게 탈락한 이들은 롱릴리프를 겸한 6선발 혹은 중간계투로 쏠쏠히 활용할 수 있다. 어쩌면 진정한 윤석민 효과는 이러한 부분에 있는지도 모른다.
더불어 프랜차이즈의 복귀는 선동열 전 감독의 불명예 퇴진, 이대형 보호선수 제외 등으로 마음을 다친 KIA 팬들이 다시금 희망을 걸고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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