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풋풋하고 젊기만 한 여배우들은 가라. 연기 경력 20년을 훌쩍 넘긴 미시 여배우들이 브라운관에 돌아왔다. 이들은 이전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SBS에선 지난달 23일 첫 방송한 '풍문으로 들었소'의 유호정이 있다. 유호정은 극 중 최상류층 집안의 귀부인 최연희 역을 맡았다. 재색을 겸비한 연희는 뭇 상류층 여인들의 선망과 질시의 대상. 고등학생 아들 한인상(이준)의 불장난으로 인해 인생 최대의 고비를 맞는다.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유호정은 20대 못지않은 날씬한 몸매와 동안 미모로 눈길을 끈 바 있다. "캐스팅 제의를 받고 1초 만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유호정은 "촬영하는 내내 지금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유호정은 극 중 우아하고 화려한 모습 뒤에 가려진 재벌가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유호정은 자연스러운 연기와 몸에 꼭 맞는 캐릭터 표현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의 명품 패션에도 관심을 두는 시청자들이 많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유호정 씨 시계, 옷 어디 거냐?", "유호정 여전히 연기 잘한다" 등의 글이 올라온다. 시청률도 괜찮다. 지난 17일 방송에서 10%를 돌파했다.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 여배우도 있다. 수목극 1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인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채시라. 채시라는 뽀글뽀글 머리에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인다. 극 중 딸을 둔 40대 엄마지만 주식 투자로 돈을 날리고 불법 도박에 빠져드는 등 꼬인 인생을 사는 사고뭉치 김현숙으로 분했다.
2년 만에 안방에 복귀한 채시라의 열연은 연기를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사는 캐릭터는 '채시라'라는 옷을 입고 훨훨 날고 있다. 방송 전 채시라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할 수 있는 역할이라 출연했다"고 밝혔다.
데뷔 후 가장 바쁘게 지낸다는 김성령은 MBC '여왕의 꽃'에서 주인공 레나 정을 연기한다.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화려한 프린트 원피스를 입고 등장해 아름다운 자태를 과시했다. 함께 출연한 젊은 후배들이 "정말 예쁘다"며 감탄할 정도.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채시라와 SBS '풍문으로 들었소'의 유호정. 각 드라마 포스터. ⓒ KBS·SBS
레나 정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성공만을 위해 질주한 욕망의 화신. 스타 셰프이자 유명 MC로 행복의 절정을 느끼는 순간 살인을 저지르며 바닥으로 추락한다. 성공을 위해 버린 딸과도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일 계획이다.
MBC '띠동갑내기'에도 출연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그는 "정말 행복하다"며 "인간답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돌진하는 레나 정에게 공감하며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령의 열연 덕분인지 첫 방송에서 시청률 17.1%를 기록, 대박을 예고했다.
어느덧 한 아이의 엄마가 된 김희선의 변신도 신선하다. 김희선은 18일 첫 방송한 '앵그리 맘'에서 한 때 날라리였던 젊은 엄마 조강자를 연기한다. 돼지 불고기 백반 식당을 운영하는 강자는 딸이 학교 폭력 피해자가 되면서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가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비판한다.
시원한 칼질을 뽐내기도 하고, 별별 손님들을 상대하는 강자는 억척스러운 엄마. 앞서 KBS2 '참 좋은 시절'에서 맡았던 캐릭터와는 또 다르다. 교복을 입은 모습에선 "역시 김희선"이라는 찬사가 나왔다.
김희선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이런 역할이 들어오나 해서 출연을 망설였다"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예전에는 인형처럼 눈물을 흘리는 캐릭터만 했다면 지금은 눈물, 콧물 다 흘리는 배역이라는 게 그의 설명.
첫 방송에선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강자와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된 강자의 딸 아란(김유정)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김희선의 변신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차진 욕,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은 물론 딸을 향한 애틋한 모성애 연기까지 '김희선의 재발견'이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시청률은 7.7%(전국 기준)로 수목극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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