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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빨리 입금해줄테니 신용카드 하나 만드세요"


입력 2015.04.29 11:12 수정 2015.04.29 11:18        윤정선 기자

사업자카드 특화 멤버십 서비스…가맹점 니즈 맞춘 마케팅으로 평가

리스크 관리·조달비용 증가 등으로 전체 가맹점으로 확대 적용 어려워

현대카드 마이 비즈니스(MY BUSINESS) 사업자카드 '가맹점대금 지급일 단축 이벤트'

현대카드가 가맹점에 카드대금을 결제일 다음 날에 입금해주는 것을 무기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가맹점 입장에서도 카드(가맹점)대금을 하루라도 더 빨리 받을 수 있어 사업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평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마케팅을 두고 '당연히 줘야 할 카드대금'을 볼모로 회원을 유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사업용으로 신용카드 결제가 많은 고객을 위한 특화상품 마이 비즈니스(MY BUSINESS) 사업자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사업자카드는 발급과 별도로 마이 비즈니스 멤버십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사업자카드 멤버십 혜택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카드대금을 결제일 다음 날 입금해준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을 보면 카드사는 매출전표가 카드사에 접수된 날로부터 3영업일 안에 카드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보통 카드결제 이후 2~3영업일에 카드대금이 들어온다.

하지만 카드결제가 많거나 급전이 필요한 가맹점의 경우 하루라도 카드대금을 빨리 받고자 한다. 일부는 불법적으로 매출전표를 담보로 돈을 끌어다 쓰기도 한다. 대개 고금리의 사금융을 이용하는 식이다.

이점에서 현대카드의 마이 비즈니스 멤버십은 사업자에게 가장 유효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평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실험적인 마케팅으로 보인다"며 "과거 이와 비슷한 마케팅을 검토하기 했는데 리스크 악화 등을 우려로 시행에 옮기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혜택은 고객 니즈에 맞춰 제공하는 게 가장 최고"라며 "카드대금을 하루라도 빨리 입금해주는 마케팅은 확실히 가맹점 니즈에 맞춘 혜택"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카드 외에도 국민카드도 국민은행과 연계해 이와 비슷한 혜택을 제공한다.

국민카드 가맹점이면서 국민은행을 통해 가맹점 우대 통장을 발급하고 결제계좌로 지정하면 전표매입 1영업일 안에 카드대금을 입금해준다.

"왜 일부 가맹점에만 빨리 입금해줘" vs. "리스크 관리 문제, 확대 적용 어려워"

일각에선 이 같은 서비스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모든 가맹점에 똑같은 기준으로 카드대금을 입금해주지 않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카드대금을 볼모로 마케팅을 펼친다는 지적이다.

대형 카드사 한 관계자는 "특정 멤버십에 가입했거나 통장을 개설했다는 이유만으로 카드대금을 하루라도 빨리 입금해주는 혜택을 주면 당연히 형평성 이슈가 있을 수 있다"면서 "공개적으로 일부 가맹점에 혜택을 제공하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혜택을 못 받는 가맹점 입장에서는 카드사가 빨리 입금해줄 수 있는데 일부러 늦게 카드대금을 지급한다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카드대금 지급일 단축'을 혜택으로 다룰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카드사가 이와 같은 혜택을 모든 가맹점으로 확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충분히 건전성이 검증된 가맹점에 한해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전체 가맹점을 대상으로 카드대금 지급일은 단축하기에는 떠안아야하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대금 지급일 단축은 곧 조달비용 인상"이라며 "조건 없이 혜택을 받는 가맹점을 확대하면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상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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