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의 알바로 모라타(23·유벤투스)가 골네트를 흔든 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꽉 들어찬 레알 마드리드의 8만 여 관중은 일순간 침묵했다.
유벤투스가 14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서 킥오프한 ‘2014-15 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와의 4강 2차전에서 호날두에게 PK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모라타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 1-2차전 종합 1승1무(Agg.3-2)로 대망의 결승에 진출했다.
모라타의 골이 결정적이었다. 모라타는 후반 12분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유벤투스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폴 포그바 헤딩 패스를 박스 안에서 가슴 트래핑한 뒤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카시야스가 지키는 골문을 뚫었다.
이로써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유벤투스는 2002-03시즌 이후 12년 만에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유벤투스는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선착한 바르셀로나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빅이어를 들어 올린다면, 2009-10시즌 인터 밀란에 이어 5년 만에 유럽을 석권하는 이탈리아 클럽이 된다.
반면, 지난 시즌 ‘라 데시마’ 위업을 달성했던 레알은 홈에서 분루를 삼켰다. 더 안타까운 것은 1-2차전 모두 얼마 전까지 함께 했던 모라타에게 골을 내줬다는 점이다. 2차전 모라타의 골이 아니었다면, 레알 마드리드가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결승행이 가능했다.
2013년 UEFA U-21 축구선수권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는 모라타는 레알의 미래로 불렸던 최고의 공격수 유망주였다. 유스팀에서의 눈부신 활약으로 지난 2010년 레알 마드리드 1군까지 올라왔다. 지난 시즌에는 34경기 9골로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해 벤제마-베일 등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들 그늘에 가려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결국, 지난 여름 약 300억 원의 이적료에 유벤투스로 사실상 팔려갔다. 스페인 태생으로 열렬히 응원했고 유년기를 보냈던 ‘친정’ 레알을 떠나야했던 모라타의 아픔은 곧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됐다. 유벤투스 이적 초반 고전하는 듯했지만, 세리에A에서 7골을 터뜨리며 유벤투스의 우승에 힘을 보탰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골을 터뜨렸다. 그 가운데 2골이 레알전에서 터졌다.
생애 최고로 남을 수도 있는 결승티켓을 가져온 골을 넣었지만 모라타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경기 후 레알 GK 카시야스와 애잔한 포옹을 나눈 모라타는 “골 세리머니를 할 수 없었다. 이상한 기분이었다”며 “레알을 상대한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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