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 도착 위민크로스 "평화협정-제재철회" 북 편들기 노골화
"우리가 걷는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 위해서"
'맞불집회' 보수단체 "북의 사주받는 WCD 차단하라"
위민크로스DMZ(WCD)가 자신들이 주최한 '국제여성평화걷기' 행사를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지만 보수시민단체들은 이들에 대해 "위장평화사절단"이라고 꼬집으며 맞불집회를 열었다.
특히 WCD 측은 24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보수 단체들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은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행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위해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 온 만큼 WCD의 ‘평화협정 대체’ 주장은 북한의 의도에 넘어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그동안 북한이 벌여온 대남, 국제적 도발행위에 따른 각종 제재조치 철회를 시사하는 메시지도 던졌다.
이날 WCD 환영행사에서 노벨평화수상자인 리마보위 씨와 김반아 WCD국제공동대표는 ‘2015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여성걷기 선언문’을 통해 “우리들이 걷는 목적은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 4조 60항에 규정돼 있는 바와 같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 세계인들에게, 무고한 시민에게 해를 끼치는 제재조치를 철회할 것을 호소한다”면서 남한 정부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가해지고 있는 대북제재를 철회하라고 시사했다.
도보행사를 마치고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으로 들어온 글로리아 스타이넘 WCD 명예위원장은 “처음 DMZ걷기 행사를 주변에 말하고 다닐 때 친구들이 나를 비웃었지만 이 일이 얼마나 진지한 일이고 의미 있는지 말했다”면서 “올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지만 이렇게 큰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스타이넘 위원장은 “정부 간이 아닌 시민과 시민의 교류를 만들어준 이 행사에 큰 감동을 받고 있다”면서 “고통은 어느 나라에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웃음이다. 우리(남북)가 긴 시간동안 분단돼 서로 두려워할 수 있지만 우린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WCD환영행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앞서 재향경우회, 탈북자단체, 북한인권단체 등의 연대체인 ‘한반도평화와북한주민의인권을위한여성연대’ 700여명(주최 측 추산)은 임진각 진입차로변, 임진각 인근 북한출입 관문 앞, WCD환영행사가 벌어지는 평화누리공원 인근 등지로 나뉘어 WCD반대 집회를 벌였다. 하지만 WCD측과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들은 “북한을 찬양하고 북한의 사주를 받는 WCD 차단하라”, “WCD는 정치범수용소부터 횡단하라”, “위장 평화 안 속는다”, “북한인권 외면하는 가짜평화 물러가라”는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한편 WCD는 이에 앞서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해 연 기자회견을 통해 WCD 구성원의 북한체제 찬양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명예 위원장은 “북한 노동신문에서 보도한 발언 내용은 절대로 사실이 아니며 당시 현장에 있었던 AP통신 특파원도 확인했다”면서 “이와 관련 북한 측에 항의했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1일자 4면에서 WCD가 만경대를 방문한 소식을 전하면서 “대표단 단원 매어리드 매과이어는 김일성주석께서 탄생하신 만경대 고향집을 방문하고 ‘그이의 혁명적생애에 대하여 알게 됐으며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