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솎아내던 새정치의원 "공천 물갈이 암시" 술렁
일부서 "나같은 못난 놈 따버리는 작업", "첫 프로그램이 왜 솎아내기?"
문재인 "정말 상상력이 발랄하고 기발" 웃음으로 넘겨
“이야 정말 상상력이 발랄하면서 기발합니다. 하하하”
배 농장에서 솎아내기 작업을 마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파안대소하며 말했다. 2일 의원 워크숍 첫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농사체험에서 솎아내기가 ‘공천 물갈이’의 암시라는 의원들의 우스갯소리가 돌자, 문 대표가 ‘기발한 상상력’이라며 손사래를 친 것이다.
이날 경기도 양평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교내 배 농장으로 이동, 삼삼오오 모여 약 1시간 30분 간 솎아내기 작업을 체험했다.
특히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농사체험이 곧 있을 공천 물갈이를 암시하는 것”이라는 ‘뼈있는 농담’이 오가면서 눈길을 끌었다. 박수현·조정식 의원과 함께 땀을 닦으며 작업하던 민병두 의원이 이같이 우스갯소리를 던지자, 박 의원도 “혁신 워크숍의 첫 프로그램으로 왜 솎아내기를 했을까”라고 웃으며 되물었다.
또한 박지원 의원은 박민수 의원의 도움을 받아 사다리 위에 올라가 작업에 열중하면서 “이 작업은 나같이 못난 놈을 따버리는 거다. 박민수 의원같이 잘생긴 건 놔두고 나같이 못난 것만 따버리는 거니까, 꼭 나를 가지치기 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그렇다”며 솎아낸 배들을 기자들에게 건네기도 했다.
아울러 오영식 최고위원은 이른바 공천 물갈이와 솎아내기 작업의 연관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과감하게 솎아내야 나중에 훌륭한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의미를 가슴에 새겨야한다. 남겨두면 다 잘되는 게 아니라 더 안된다”며 “주저하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운데, 사실 그 과정이 조심스럽고 어렵다”고 말했다.
오 최고위원은 이어 “아까 솎아내기 작업 교육받을 때도 말하는 게 열매가 위로 뻣뻣하게 고개를 치켜든 것을 놔두면 안된다. 나중에 커지면 뚝 떨어진다”며 “싹수가 밑으로 향한 게 나중에 커도 잘 자라듯, 사람도 겸손해야한다. 혁신이 어떤 것인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옆에서 작업하던 이상직 의원이 “초선은 바로 자르면 안된다. 전·후반 기회를 줘야한다”고 농담을 던지자, 김영록 의원도 나서 “머리를 쳐든다고 다 잘라야하나. 그러면 누가 할말을 하겠느냐 다 잘리는데”라며 응수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표는 야권 대선주자들의 모임인 희망스크럼과 관련해 “희망스크럼이란 말은 수사다. 함께 희망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라며 “거기에 특별한 형태를 갖추거나 기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우리당의 미래들이 함께 희망을 모은다는 생각은 다 같다. 국민도 요구하는 바가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희망스크럼 내 호남 출신 주자들이 없는 것과 관련, ‘염두에 둔 다른 후보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박원순 시장, 안철수 대표 이렇게라도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취지”라며 “그게 갖춰지면 특별히 의도하지 않더라도 자연히 지역적으로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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