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아니면 먹구름' 미얀마전 골폭풍 예보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5.06.16 09:07  수정 2015.06.16 09:21

약체들과 월드컵 2차예선, 조 1위만 최종예선 직행

약팀에 반드시 대승해야..미얀마전 첫 시험대

한국축구가 미얀마를 맞이해 세트피스로 대량득점을 노린다. ⓒ 연합뉴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미얀마전을 앞두고 '닥공(닥치고 공격)'의 기치를 내걸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9시(한국시각)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서 미얀마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JTBC 중계).

미얀마 홈경기로 열려야 하는 이번 1차전은 미얀마가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 과정에서 관중 난입으로 징계를 받아 제3국인 태국서 열리게 됐다.

미얀마는 지난 4일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3위로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58위)에 크게 뒤진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25전 13승7무5패로 미얀마를 압도한다. 가장 최근인 2000년 4월 아시안컵 예선에서도 4-0 완승했다.

약체들과의 2차 예선 방식에 다소 변화가 생기면서 긴장도 감돈다.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만 하더라도 조 2위까지 모두 최종예선에 진출했지만 방식이 바뀌면서 조 2위일 경우 와일드카드를 받아야만 한다.

8개조로 열리는 2차 예선에서 와일드카드를 받으려면 조 2위를 차지한 8개팀 가운데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AFC 회원국의 전력차가 최근 급격하게 줄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승점3 행진은 물론 다득점이 필요하다.

한국이 속한 G조에서 최약체는 미얀마와 라오스(175위)를 꼽을 수 있다. 한국은 라오스와 세 차례 맞붙어 모두 이겼고, 무려 15골 넣고 무실점 했다. 쿠웨이트(125위), 레바논(135위)도 FIFA랭킹에서는 많이 뒤지지만 중동팀이라는 점 때문에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8전 전승을 거둔다면 문제가 없지만 자칫 쿠웨이트, 레바논과 고전한다면 골득실과 다득점을 생각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미얀마와 라오스는 대파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의식해 밀집수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이 수비를 뚫고 다득점 승리를 따내야 최종예선에 안착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평가전 3-0 승리 전까지 단 한 차례도 3골 이상 넣은 적이 없었다. 수비는 비교적 합격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지만 슈틸리케 감독 취임 후 14차례 A매치에서 10승1무3패를 거두는 동안 멀티골 경기가 5차례에 그쳤다.

하지만 미얀마, 라오스전에서 대승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 변신의 가능성을 UAE전에서 보여줬다.

물론 경기 당일인 16일 오후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예보돼 있다. 후텁지근한 날씨는 미얀마 선수들에게 익숙한 기후인 데다 비가 내려 질척한 잔디도 공격적으로 나서 패스 횟수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는 한국에 불리한 요소다.

이에 대비해 슈틸리케 감독은 14일 방콕 전지훈련에서 세트피스 훈련을 집중 실시했다. 프리킥이나 코너킥은 밀집 수비로 공격 전개가 쉽지 않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루트다.

염기훈(32·수원 삼성)이라는 무기도 장착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왼발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난 염기훈의 프리킥과 코너킥 능력은 슈틸리케호의 새로운 공격옵션이다. 염기훈은 이미 UAE전에서 전반 종료 직전 왼발 프리킥으로 UAE의 골문을 갈라 A매치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미얀마와 라오스는 밀집 수비와 함께 거친 파울로 한국의 공격을 끊을 것으로 보인다. 파울로 얻어낸 세트플레이에서 골이 나올 수 있다면 대량득점이 가능하다.

장신의 타깃형 스트라이커면서도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9번’ 원톱들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특히, UAE전에서 새롭게 발굴한 이용재(24·나가사키)를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원톱 자원은 아시안컵을 통해 '군데렐라' 이정협(24·상주 상무)뿐이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오랫동안 지켜보고 발탁한 이용재라는 새로운 자원이 나타나면서 더욱 활발한 공격력을 뿜을 것으로 기대한다.

9번 공격수가 힘을 받으려면 좌우 측면과 처진 스트라이커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도 중요해진다. 좌우 측면에는 이미 유럽 최정상급 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과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이 버티고 있어 든든하다.

손흥민은 소속팀과 ‘2015 아시안컵’ 포함 대표팀에서 56경기의 강행군, 시즌 마지막 12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최근 한 달 간의 휴식으로 체력을 보강한 손흥민은 여전히 위협적인 슈틸리케호 에이스다. 손흥민에 대한 견제가 강해질수록 동료들의 득점기회는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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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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