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탕한' 박보영의 발칙 로맨스 "딱 한 번만 해요!"
tvN '오 나의 귀신님' 응큼발칙 빙의로맨스로 인기
박보영 조정석 김슬기 임주환…'고교처세왕' 제작진
"한 번만 하자고요!"
작은 체구의 소녀 같은 박보영이 엉큼한 미소를 지으며 19금 발언을 '툭' 내뱉는다. 부담스럽기는커녕 귀엽고, 앙증 맞기만 하다. 남성 팬들뿐만 아니라 여성 팬들까지 "내가 했으면 징그러운데 박보영이라면 괜찮다", "귀여워 미칠 것 같다"는 반응이다.
'음탕 처녀귀신'이 펼치는 발칙한 로맨스 케이블채널 tvN '오 나의 귀신님'이 안방극장을 흔들고 있다. 드라마는 음탕한 처녀 귀신에게 빙의된 소심한 주방보조 나봉선(박보영)과 자뻑 스타 셰프 강선우(조정석)가 그리는 로맨스물.
지난해 인기리에 방송된 '고교처세왕'을 만든 유제원 감독과 양희승 작가가 제작진으로 나서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탄생했다.
지난 3일 첫 방송한 '오 나의 귀신님'은 3회 만에 평균 시청률 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돌파했으며, 17일 방송한 5회는 5.4%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빙의'와 '처녀귀신'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박보영 조정석 김슬기 임주환 등 캐릭터에 꼭 맞는 배우들의 호연이 인기 요인이라고 tvN은 분석했다.
22일 서울 광화문 투썸플레이스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는 유 감독과 네 배우가 참석했다. 인기 덕분인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는 박보영이 선보이는 '일단 들이대는' 19금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박보영이 들이대는데 안 넘어갈 남자가 어디 있을까. 조정석은 처음엔 당황스러운 기색을 내비치지만, 차츰 박보영의 매력에 빠져든다.
7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박보영은 '들이대는 연기'에 대해 "처음에는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촬영하면서 저 자신을 내려놔요. 하다 보니 제 안에 '음탕한' 모습이 들어있다는 걸 느꼈습니다(웃음)."
박보영이 들이대는 모습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애교 섞인 목소리로 "셰프님~"이라고 부를 때는 화났던 마음도 '사르르' 녹아내린다.
"강 셰프한테 들이대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표현하고 있어요. '너무 들이대는' 이미지가 반감을 일으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이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박보영은 처녀귀신 신순애 역의 김슬기와 찰떡궁합 호흡을 자랑한다. 순애는 죽은 지 3년 뒤 남자와 동침해야 악귀가 되지 않기에 '양기남'을 찾느라 마음이 급하다. 순애가 봉선에게 빙의될 때 박보영은 마치 순애인 것처럼 실감 나게 연기한다.
김슬기는 "나도 놀랄 정도로 보영 언니가 순애를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며 "내가 100%라면 보영 언니는 110%"라고 극찬했다. 이에 박보영은 "슬기 씨가 내 손동작이나 버릇 등을 캐릭터에 반영한다"며 "나한테 맞춰주는 슬기 씨에게 고맙다"고 화답했다.
순애와 봉선이를 넘나드는 연기가 힘들진 않을까. "오늘은 봉선이, 내일은 순애가 돼요. 그날 첫 촬영이 순애라면 대기할 때도 순애로 빙의하는 편이죠. 일상생활에서도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박보영)
박보영의 연기에는 재치 넘치는 애드리브가 있는 듯하다. 이와 관련해선 "셰프 님의 눈을 끝까지 마주치려고 애쓰는 건 애드리브이지만 이 외의 것들은 작가님이 써주는 대로 연기한 것"이라며 "'작가님이 어떻게 이런 걸 생각하셨지?'라고 놀라워하며 글을 몸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웃었다.
최근 드라마 애청자들과 만난 박보영은 "한 팬이 '이 드라마가 삶의 낙'이라고 했을 때 마음이 동요했다. 배우로서 보람을 느꼈고, 많은 분에게 '삶의 낙'을 좀 더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조정석은 무심한 듯하지만 살뜰히 챙겨주는 '츤데레'(겉으로 무뚝뚝하나 속은 따뜻한 사람을 뜻하는 일본식 신조어) 매력으로 여심을 저격한다. 박보영이 들이댈 때 어쩔 수 없이 도망치는 모습은 폭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박보영의 애교는 까칠한 강 셰프도 무너뜨린다.
"처음에는 보영 씨가 캐릭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보영 씨가 맞춤형 옷을 입은 것처럼 잘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보영 씨가 들이댈 때마다 '광대가 승천' 되는데 자제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보영 씨가 정말 귀여워서 뿌리치기 힘들어요(웃음)."
그는 "보영 씨가 애교가 철철 넘친다. 나에게 안길 때 힘들다. 박보영을 밀어낼 때는 '메소드'(극 중 배우가 몰입해 인물 자체가 되는 것) 연기를 펼치고 있다"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조정석은 "정말 행복하다"며 "드라마를 잘 안 보는데 재밌게 본다는 지인들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고 전하기도 했다.
극 중 미스터리한 과거를 숨긴 훈남 경찰 최성재 역을 맡은 임주환의 정체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임주환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인물이라 되도록 정체를 숨기려고 한다며 "캐릭터를 위해 외국 영화 속 비슷한 역할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인기 요인에 대해서 유 감독은 "배우들의 공"이라고 겸손한 대답을 내놨다. 기획 의도에 대해선 "봉선이가 순애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사회가 변하고, 인물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그릴 것"이라고 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로는 '봉선이를 좋아하게 되는 선우'와 '성재의 정체'를 꼽았다.
드라마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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