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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너사시', 하지원 이진욱이 아깝다


입력 2015.08.01 09:23 수정 2015.08.01 09:53        부수정 기자

대만 드라마 '아가능불회애니' 원작

최근 시청률 5%, 톱스타 캐스팅 실패

하지원 이진욱 주연의 SBS 주말극 '너를 사랑한 시간'이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SBS

하지원 이진욱도 통하지 않았다. SBS 주말극 '너를 사랑한 시간'(이하 '너사시')이 지지부진하고 설득력 부족한 전개, 답답한 캐릭터 등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27일 첫 방송에서 기록한 6.7%(닐슨코리아·전국 기준) 시청률은 하향 곡선을 그려 최근 방송에서 5.5%를 나타냈다. 주연 하지원 이진욱, 두 톱스타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상당히 아쉬운 수치다.

'너사시'는 대만 드라마 '아가능불회애니'를 원작으로 해 숨어 있는 연애 세포를 자극할 현실공감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다. '피노키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조수원 PD가 연출하고, 하지원 이진욱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기대작으로 꼽혔다.

무엇보다 하지원 이진욱 표 로맨스에 기대를 거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예쁘고, 연기 잘하는 하지원과 로맨스 전문 이진욱이라면 뭔가 다른 드라마를 탄생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전혀 공감이 안 가는 캐릭터와 불 보듯 뻔한 전개, 질질 끄는 내용이 그 이유다.

드라마는 17년 지기 친구 오하나(하지원)와 최원(이진욱)을 통해 연인인 듯 친구인 듯 서로를 위하고 챙겨주는 남녀의 모습을 그린다. 하나에게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슈퍼맨처럼 어김없이 나타나는 원은 '남사친'(남자사람 친구)에 대한 판타지를 만들어낸다.

하나가 빗속에서 울 때 우산을 씌어주면 '짠'하고 등장한 것도 원이다. 하나가 있는 장소는 어떻게 알았는지, 하나에 대한 사랑으로 열일 제쳐 두고 달려온 원은 멋있게 그려졌다.

하나가 술 취해서 전 남친에게 흔들릴 때 그녀 앞에 나타나 연인, 가족도 좀처럼 하기 힘든 '술 취한 사람 업기 신공'을 보여준 것도 원이다. 이쯤이면 서로에게 흐르는 묘한 기류를 느낄 만한데 하나는 전 남친을 만나 흔들리기만 한다. 그리곤 힘들거나 문제가 생기면 원이에게 기대니. 그야말로 민폐 캐릭터다.

하지원이 맡은 하나는 구두회사 마케팅 팀장이다. 34세에 팀장 자리에 오른 당찬 커리어우먼을 지향하지만 시청자들이 보기엔 답답하기만 하다.

과하게 예쁜 척, 귀여운 척하는 캐릭터 역시 하지원과 맞지 않은 옷인 듯하다. 방송 초반 고등학교 시절 모습에서는 '오글거린다'는 평이 나왔을 정도. 연기 잘하기로 알려진 하지원조차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게 된 셈이다.

하지원 이진욱 주연의 SBS 주말극 '너를 사랑한 시간'이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SBS

한 시청자는 "믿고 보는 배우 하지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드라마에선 연기가 이상하다. 현실성 없고 비호감 캐릭터를 맡은 하지원이 안쓰럽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하지원의 연기보다 패션 때문에 드라마를 본다"고 했다.

사실 '너사시'의 결말은 정해져 있다. 친구였던 하나와 원이 마침내 서로의 소중함을 확인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되는 것. 이미 결말이 드러난 드라마를 선보이기 위해선 섬세한 연출과 탄탄한 대본이 필요하다.

'너사시'는 애초 KBS2 '동안미녀'(2011)의 정도윤, MBC '앙큼한 돌싱녀'(2014)의 이하나 작가가 대본을 집필했으나 5회부터 작가팀 가일(지고·지순·인해)로 작가진이 교체됐다.

이때부터 하나는 전 남친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갈팡질팡' 캐릭터로 그려졌고, 극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하나의 전 남친 차서후(윤균상) 역시 비호감 캐릭터로 전락했다.

이야기와 전개는 계속 제자리걸음이다. 다른 남자에게 상처받으면 원이를 찾고, 그런 원은 좋아하는 하나를 보듬어주고. 자기는 "마케팅 팀장"이라고 외치는 여주인공은 일은 안하고 '연애질'만 하다 질질 짜기만 하니. 색다른 로맨스를 기대한 시청자들은 피곤할 수밖에 없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한 시청자는 "검증된 원작을 이렇게밖에 못 만드느냐"며 "사랑스러운 원작 캐릭터를 민폐 캐릭터로 만들고, 도대체 작가는 대본을 어떻게 쓴 거냐"며 꼬집었다.

또 다른 시청자는 "MBC, KBS 연기대상의 주인공을 받은 하지원을 데려다 놓고 뭐하는 짓인지"라며 "하지원이 안쓰럽다"고 짚었다.

"아직 6회나 남았는데 걱정이 된다"는 한 시청자는 "하지원은 '어장녀'로 만들었다. 남은 6회는 좀 더 나아졌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이진욱이 희망이다. 이진욱 특유의 아련한 눈빛에 매료된 고정 시청자들이 있으나 이들마저도 "'로맨스가 필요해' 때 이진욱이 훨씬 멋있다"고 했다.

배우들 때문에 본다는 팬들 역시 "너무하다 싶게 스토리가 엉망"이라고 아쉬워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하지원은 '너사시'에 대해 "잠자고 있는 심장이 '쿵쿵' 거릴 거리는 드라마"라며 "일, 사랑, 삶이 녹아들어 많은 분이 사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 PD는 "원작에 녹은 좋은 정서를 잘 살리도록 노력하겠다. 만인의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극 중반부를 넘어선 '너사시'에 대한 평을 살펴보면 하지원과 조 PD의 기대는 다소 어긋난 듯하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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