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에밋 득점머신 ‘맥도웰-민랜드 계보’ 이어갈까
돌파·슈팅·패스 모두 겸비한 득점머신으로 자리매김
통산 5회 우승에 빛나는 전주 KCC는 프로농구 최고 명가 중 한 팀이다.
성적은 물론이거니와 재미있는 농구를 통해 수많은 명경기를 만들어냈고,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가장 두꺼운 팬층을 자랑하고 있다.
타 팀들이 수없이 많은 사령탑을 교체하는 동안 신선우-허재 단 두 명의 감독으로 지난 시즌까지 이끌어왔고 올시즌에는 추승균 감독체제로 새로이 틀을 짜나가고 있다.
KCC의 왕조 시절에는 역사에 남을 뛰어난 외국인선수들이 함께 있었다. 특히 초대 신선우 감독은 용병 덕을 많이 본 감독 중 한명이다. 신 감독의 전성기는 '탱크' 조니 맥도웰(44·194cm)로부터 시작된다.
상대적으로 단신 외국인선수에 속하면서도 엄청난 몸싸움과 골밑슛 능력을 자랑했던 맥도웰은 센터용병과 더불어 ‘트윈타워’를 구축하며 KCC 골밑을 탄탄해 지켰다. 맥도웰의 파트너 역시 뛰어난 용병 빅맨들이었다. 재키 존스, 제이 웹, 로렌조 홀 등은 각자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맥도웰과 훌륭한 외인 쌍돛대를 구축했다.
신 감독의 용병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맥도웰의 파워풀한 시대가 끝나자 전천후 테크니션 찰스 민랜드(42·195cm)가 뒤를 잇는다.
이스라엘 리그에서 득점왕 2회, 정규리그, 올스타전 MVP 등을 싹쓸이 하는 등 국내리그에 입성하기 전부터 거물로 평가받던 그는 명성을 증명하듯 신선우 군단의 핵심으로 맹활약한다. 빼어난 슈팅은 물론 부드러운 돌파능력에 ´BQ(바스켓 아이큐)´까지 뛰어나 지금까지도 KCC 최고용병으로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신 감독에 이어 ‘제2왕조’를 구축한 허재 감독은 외국인선수 복을 거의 받지 않았다. 신 감독 전성기 의 유일한 멤버인 추승균에 자신이 성장시킨 강병현, 하승진, 신명호, 강은식 등 토종군단의 힘을 바탕으로 강호 KCC를 이끌었다.
용병 덕을 보기는커녕 실베스타 세이(26·205.7cm)-제러드 메릴(30·202.8cm)-드션 심스(23·203cm) 등 이른바 ‘식물용병’ 라인에 골머리를 썩어야했다.
아이반 존슨은 기량은 좋았지만 특유의 악동기를 자제하지 못하며 민랜드의 뒤를 잇는데 실패했다. 지난 시즌에도 BQ가 떨어지는 타일러 윌커슨(27·202cm)-심스 조합에 퇴임하는 순간까지도 힘겨워 했다는 후문이다.
그 때문일까? 허 감독 옆에서 취약한 외국인 선수 역사를 함께한 추승균 신임감독은 올시즌 자신만의 확고한 용병철학을 선보였다. 1라운드에서 빅맨을, 2라운드에서 단신을 뽑은 타 팀들과 달리 외국인선수 2명을 모두 테크니션으로 선발했다.
안드레 에밋(33·191cm)은 유일한 1라운드 단신용병이며 리카르도 포웰(32·196.2cm) 역시 쓸만한 빅맨들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뽑은 스윙맨 스타일이다. 팀 전술에 녹아나지를 못하는 윌커슨, 심스 등을 보며 영리한 용병의 필요성을 절감한 추 감독은 어설픈 밸런스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했다.
현재 2경기를 치른 가운데 에밋과 포웰은 기대했던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높이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전술 이해도가 높고 팀원들과 함께하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구사 중이다.
에밋은 ‘득점머신’답게 출중한 공격능력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고 있다. 포웰은 노련한 패싱게임까지 선보이며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타팀 관계자들도 거물이라고 평가한 에밋은 올 시즌 ‘신풍’을 예고하고 있다. 돌파, 슈팅, 패스 등 단신선수가 갖춰야할 요소를 모두 겸비한 그는 득점이 필요한 순간 여지없이 골을 성공시키며 해결사 역할을 수행 중이다. 뛰어난 드리블 능력을 바탕으로 파워풀하면서 유연성까지 갖춰 수비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에밋은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치면서도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면 빈곳의 팀원들을 살펴주는 시야 또한 갖추고 있어 그가 코트에 서있으면 KCC는 득점력에서는 어느 팀과도 밀리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맥도웰-민랜드를 이을 ‘KCC 명품용병’으로 평가하는 모습이다.
과연 이번 시즌 추 감독이 야심차게 뽑은 에밋이 KCC 용병사를 새로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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