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준PO’ 오재원·서건창 언쟁부터 매너남 박병호 격분까지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5.10.11 22:08  수정 2015.10.12 08:33

준PO 2차전, 팽팽한 흐름 속에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내리는 비도 식히지 못한 끓는 마음..시리즈 판도에 영향?

오재원·서건창 언쟁부터 매너남 박병호 격분까지 ‘끓는 준PO’

오재원과 서건창 언쟁으로 촉발된 벤치클리어링. ⓒ 연합뉴스

오재원(두산)과 서건창(넥센)의 언쟁이 초래한 벤치클리어링, 라이트를 둘러싼 더그아웃의 신경전, 그리고 ‘매너남’ 박병호의 얼굴까지 붉어졌다.

잠실구장에 내린 비도 팔팔 끓는 준플레이오프를 식히지 못했다. 그라운드 바닥이 아닌 감독과 선수들의 속이 끓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산은 11일 잠실야구장서 열린 넥센과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전날에 이어 또 1점차 승리(3-2)를 거뒀다.

오재원 희생 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은 두산은 5전 3선승제로 치르는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거두며 NC와의 플레이오프까지 1승만 남겨뒀다. 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준플레이오프에 올라온 넥센은 2연패에 빠지며 궁지에 몰린 채 홈 목동에서의 3차전을 앞두게 됐다.

팽팽한 준PO 2차전이었지만 분위기는 꽤 어수선했다. 좀처럼 심판 판정에 왈가왈부하지 않던 박병호도 타석을 벗어나 강력하게 항의하는가 하면, 오재원-서건창 언쟁이 초래한 벤치클리어링, 라이트(조명탑)를 두고 양팀 더그아웃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8회초 넥센 공격 때 빗줄기가 굵어져 준PO 2차전은 약 30분 중단됐다. 그라운드 정비를 마치고 경기가 재개되려는 순간, 염경엽 넥센 감독은 "어두워서 공격 시 방해가 될 수 있다. 라이트를 켜 달라"고 요청했지만 심판진은 수용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 중단 전 먹구름이 낄 때와 끼지 않을 때에 따라 라이트를 켰다가 끄기도 했다. 당시 두산 김태형 감독은 해가 있는 상태에서 라이트를 켜면 빛 반사로 수비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말이 나왔다.

또 말이 나온 사건이 있었다. 라이트 논란 직후 공격에서는 벤치클리어링까지 발생했다.

발단은 이렇다. 두산이 3-2 앞선 8회초 무사 1,2루에서 넥센 서건창은 두산 투수 함덕주로부터 3루수 앞 희생번트를 댔다.

1루로 돌진한 서건창은 3루수 허경민의 송구를 1루 커버에 들어간 2루수 오재원과 잠시 말다툼을 벌였다. 오재원이 베이스를 밟은 발을 뗀 후 1루를 지나친 서건창을 향해 어떤 말을 하자 서건창도 참지 않고 말로 응수했다(오재원이 1루 베이스를 밟는 과정에서 서건창 전력질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지만 양팀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이 모두 뛰어나와 그라운드는 일촉즉발의 분위기에 휩싸였다. 다행히 상황은 곧 종료됐지만 큰 무대에서의 중압감에 따른 날카로운 신경이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에 앞서 ‘대인배’ 박병호도 타석을 벗어나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는 흔치 않은 장면이 나왔다. 2-3으로 뒤진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박병호는 두산 좌완 선발 장원준과 풀카운트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장원준이 몸쪽 깊숙하게 공을 던졌고, 박병호의 방망이는 나가려다 멈췄지만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고 판단한 전일수 심판은 삼진을 선언했다.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에 박병호는 타석에서 벗어난 뒤 전일수 주심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시즌 중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주심의 모호한 판정 하나로 삼진처리 되면서 박병호의 얼굴도 붉어졌다. 전날 두산 김재호의 ‘배트 사구’ 영향과 중심타선에서 결정타가 터지지 않아 답답했던 마음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기 후에도 날선 분위기는 이어졌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오재원과 서건창으로 인한 벤치클리어링에 대해 “두산 쪽에서 선수들을 자극하는데 그것이 3차전에서 우리(넥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큰 경기라 선수들이 예민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 주의를 주겠다”고 말했다.

어수선한 준플레오프 2차전을 마친 가운데 이런 분위기가 염경엽 감독 말대로 넥센에 플러스가 될 것인지, 상승세를 탄 두산이 주도권을 움켜쥐고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인지 준PO 3차전을 향한 야구팬들도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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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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