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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NC]김경문 감 ‘살아있네’


입력 2015.10.20 09:09 수정 2015.10.20 09:38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스튜어트 완투 등 감에 의한 판단 모두 적중

NC 김경문 감독. ⓒ 연합뉴스

NC 김경문 감독 특유의 ‘감’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NC는 19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1승1패 균형을 이뤘다. 플레이오프 1차전이 더스틴 니퍼트의 완봉투를 앞세운 두산의 완승이었다면, 2차전은 재크 스튜어트 완투에 힘입어 NC가 설욕했다.

1차전에서 두산이 7-0 완승을 거둘 때만 해도 분위기가 급격히 두산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를 극적인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올라온 두산이 상승세인 데다 포스트시즌 들어 화려하게 부활한 니퍼트 역투까지 곁들여지며 두산의 기세는 막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반면 NC는 포스트시즌만 되면 작아지는 모습을 되풀이하며 경험 부족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벼랑 끝의 NC를 구한 것은 스튜어트였다. 대체 선수로 6월부터 NC에 합류했던 스튜어트는 19경기 8승2패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 포스트시즌에서도 해커에 이어 2선발로 낙점됐다. 한국 무대에서 맞이하는 첫 포스트시즌에 팀이 1패로 벼랑 끝에 몰려 부담이 큰 등판이었지만 스튜어트는 9회까지 3피안타 3볼넷 1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기대에 부응했다.

스튜어트 호투만큼이나 김경문 감독의 뚝심도 돋보였다. 스튜어트의 완투승도 김경문 감독의 감이 아니었다면 이뤄질 수 없었다. 7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친 스튜어트는 0-0으로 맞선 8회초 1사 후 오재원에게 기습적인 솔로 홈런을 맞았다. 16이닝 연속 무실점의 불명예 행진을 이어가던 NC 타선의 부진을 감안했을 때 선취점 허용은 치명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NC는 무너지지 않았다.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7번 손시헌이 두산의 두 번째 투수 함덕주를 공략해 좌전 안타를 뽑았다. 여기서 김경문 감독의 승부수가 시작됐다. 부진한 팀 공격을 감안했을 때 보내기 번트를 예상했지만 후속타자 지석훈은 강공을 선택했다.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도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김경문 감독다운 뚝심이었다.

지석훈은 좌익선상 2루타를 뽑았고, 대주자 최재원이 홈까지 내달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1사 3루 기회에서 김성욱 타석 때는 스퀴즈 작전이 나왔다. 두산 내야진은 내야 땅볼을 의식해 전진수비를 펼치고 있었지만 투수 함덕주가 당황하며 폭투를 던졌고, 이틈에 3루주자 지석훈이 홈을 밟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김경문 감독은 9회에도 승부수를 이어갔다. 1점차 살얼음 리드에서 김 감독은 이미 8회까지 투구수 100개를 넘긴 스튜어트를 다시 마운드에 올렸다.

한 순간에 승패가 바뀌는 포스트시즌에서 스튜어트의 완투승 기록을 의식하거나 불펜 투수들을 아끼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경기 내내 좋은 흐름을 이어왔던 스튜어트를 밀어붙이는 것이 더 낫다’는 김경문 감독 특유의 감에 의한 판단이었다. 결국, 스튜어트는 올해 정규시즌에도 한번도 기록하지 못한 완투를 포스트시즌에 처음 달성하며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한편, 플레이오프 3차전은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 NC는 베테랑 손민한을, 두산은 유희관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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