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야구’를 선언한 삼성 라이온즈가 외국인 투수 피가로를 1선발로 내세우며 한국시리즈에 임한다.
삼성은 25일 대구 경북디자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서 출전 엔트리 공개와 함께 피가로가 1차전 선발로 나선다고 밝혔다.
예상대로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의 이름은 없었다. 시즌 내내 선발과 중간, 마무리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이들은 이번 한국시리즈서도 중용될 참이었다. 그러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구단 측은 이들의 출전은 없을 것이라고 미리 밝혔다. 류 감독 역시 미디어데이 전 인터뷰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터야 한다”며 잇몸 야구를 예고한 바 있다.
삼성의 이번 한국시리즈 선발 마운드는 1차전 선발인 피가로를 비롯해 클로이드, 장원삼을 기본 축으로 돌아간다. 여기에 4차전서 시리즈 우위를 점한다면 정인욱을 내세우고, 반대의 경우라면 차우찬을 투입시킨다는 것이 류 감독의 심산이다.
삼성은 올 시즌 5명의 투수들이 두 자리 수 승수를 거둘 정도로 이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에이스로 활약한 윤성환의 공백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윤성환은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7승 8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데뷔 후 개인 최다승을 거뒀다. 완투승도 세 차례(완봉승 1회), 소화 이닝은 무려 194이닝에 달했다. 삼성 입장에서도 지난 시즌 후 체결했던 4년간 80억원의 초대형 FA 계약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은 윤성환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한다. 이 정도의 성적을 거둔 선수라면 그 공백을 메우기가 만만치 않다. 특히 윤성환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서 홀로 2승을 거뒀고 13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윤성환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대체자는 피가로다. 피가로는 올 시즌 삼성 개막전 선발로 나설 정도로 큰 기대를 모은 새 외국인 투수다. 시즌 성적도 13승 7패 평균자책점 3.38로 훌륭했고, 25경기 중 18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할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전반기 때만 하더라도 11승을 거둔 피가로는 20승 페이스로 내달렸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어깨 피로로 결장하는 일이 잦았다. 후반기 등판 횟수는 고작 7경기이며, 지난 3일 목동 넥센전 이후 등판 기록이 없다. 물론 당시에도 한 달만의 출전이었으나 7이닝 무실점으로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두산전에는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썩 좋지 않았다. 물론 표본이 적어 참고 사항에 불과하다. 피가로는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았을 때 어김없이 호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1차전 역시 푹 쉰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될지,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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