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오타니 쇼헤이 경계령을 내렸다면, 일본 역시 김현수-이대호-박병호로 이어지는 예비 메이저리거를 두려워하는 분위기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19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서 ‘2015 WBS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4강전을 펼친다.
일본은 일찌감치 한국전 선발 투수로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 파이터스)를 예고한 상태다. 오타니는 앞서 지난 8일 한국과의 개막전서 6이닝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시속 160㎞대 강속구와 140㎞대 후반의 포크볼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대표팀 입장에서는 분명 부담스러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대회 주최 측의 졸속행정도 대표팀을 흔드는 요소다. 대만에서 예선과 8강 일정을 마친 대표팀은 새벽부터 짐을 꾸린 뒤 일본 도쿄에 입성했다. 오후 4시부터 도쿄돔에서 시작되는 훈련을 소화하기 위함이었다. 반면, 오후 8시로 훈련이 예정된 일본은 보다 여유롭게 대만서 출발할 수 있었다.
객관적인 전력 외에 모든 요소가 일본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오죽하면 김인식 감독이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을 갖고 마음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다.
그렇다고 승리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도 그들 나름대로 한국의 반격을 두려워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대표팀의 고쿠보 감독은 “한국이 개막전과는 상태가 다르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게다가 경기가 펼쳐질 도쿄돔은 부푼 지붕을 유지하기 위해 경기장 내, 외부의 기압차가 발생하는 곳이다. 따라서 지붕 바로 아래에는 상승기류가 있는데 장타 등 높은 플라이 타구가 나오면 그대로 뻗어나간다는 특징이 있다. 완벽하게 살아난 대표팀 타선의 힘이라면 개막전 때와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일본 매체들도 일제히 대표팀 타선의 상승곡선을 가장 큰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그리고 중심에는 김현수-이대호-박병호가 있다.
김현수는 이번 대회 6경기 모두 선발로 나와 타율 0.320(25타수 8안타) 9타점으로 팀 내 최고의 타격감을 유지 중이다.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주자들을 싹슬이하는 장타로 4강 진출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일본시리즈 MVP 이대호는 지난 도미니카전에서 역전 드라마의 포문을 연 투런포로 대표팀 타격 상승세의 기폭제 역할을 담당했다. 이후 타격감이 많이 떨어졌지만, 이대호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상대 배터리에 엄청난 위압감을 줄 수 있다.
터지지 않는 박병호가 살아나는 것이 일본전 승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병호는 멕시코전에서 홈런맛을 봤지만 이번 대회 타율 0.227(22타수 5안타) 1타점으로 부진하다. 하지만 개막전 당시 오타니를 상대로 행운의 2루타를 뽑아낸 기억이 있어 활약이 예상된다.
한국 대표팀 클린업 트리오의 공통점은 큰 무대 도전을 앞둔 예비 메이저리거들이란 점이다.
일찌감치 포스팅에 이름을 올린 박병호는 미네소타로부터 1285만 달러의 거액을 이끌어냈고, 이번 대회가 끝나는 대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전망이다. 이대호 역시 소프트뱅크와의 재계약 대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게 된 김현수는 아직 행보가 오리무중이다. 그동안 꾸준했던 활약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공헌한 김현수는 국내에 잔류한다면 사상 첫 1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어,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깜짝 선택을 할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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