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신경안정제 복용 환자 제때 피신 못해
러시아 남부 지역의 한 정신병원에서 12일 저녁(현지시간) 불이 나 최소 23명이 숨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남부 보로네슈주 알페로프카 지역에 있는 한 정신병원에서 이날 저녁 늦게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바람을 타고 600제곱미터 넓이의 병원 건물로 삽시간에 번져, 목재를 덧댄 단층 건물 전체를 완전히 태웠다.
소방당국은 400여 명의 소방관과 80여 대의 소방차를 동원해 진화에 나서 약 4시간 만인 13일 새벽 불길을 잡았으나,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없었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서 21구의 시신이 발견됐고 2명의 부상자가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숨져 모두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화재 당시 병원에는 의료진 4명과 환자를 포함 70여 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화재 발생 후 환자 대피 작업을 벌였으나, 약 30명의 환자가 거동이 불편한 데다 일부 환자들은 취침 전 강도 높은 신경안정제를 복용한 상태라 서둘러 피신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병원 건물 내 전기공급 시설이 고장나거나 환자나 의료진이 불을 부주의하게 사용하다가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이다.